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흉기 피습 직후 입원한 부산대병원이 아닌 서울대병원으로 전원해 수술을 받은 것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출신 여선웅 전 청와대 행정관이 "이 대표나 민주당에 반(反)하는 의료행위들이 진행돼서, 만약에 혹여라도 비극적인 상황이 일어났다고 치면 이건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여 전 행정관은 지난 8일 YTN '뉴스라이더'에서 이 대표의 '부산대병원 패싱' 논란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이 대표가 치료받은 병원과 관련해 정무적으로 판단이 부족했다는 지적들이 나오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여 전 행정관은 "이 대표는 대통령과 대선을 같이 경쟁했던 사람이고 유력한 차기 대권, 여론조사에서 1위 나오고 있는 유력한 정치 지도자"라며 "이 정치 지도자가 사실상의 암살 시도를 당한 약간 비상한 상황이었는데 이 비상한 상황에서 비상한 결정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이송에서 나오는 특혜 논란도 홍준표 대구시장이 이야기한 것처럼 참 유치하다"며 "의전 서열 8위, 총리급, 부총리급에 해당되는 인사가 사실상 암살 시도를 당한 건데 이 비상한 상황에서 여러 가지 일반인처럼 똑같은 규정으로 잣대를 들이대는 것으로 이렇게 평가하는 게 약간 적절한가"라고 반문했다.
이에 장예찬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역 의료 무시에 이어 지역 의료진들을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범죄자로 취급하는 게 민주당 입장인가"라며 "부산대 의료진을 공범 취급한 막말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의 공식 사과를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여 전 행정관은 "'이재명과 민주당에 반(反)하는 의료행위'라는 표현은, 전원 문제 등 '민주당의 의사에 반하는 의료 절차'를 말한 것"이라면서 "그 표현을 '수술'로 연관 짓는 것은 민주당과 부산을 갈라치려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여 전 행정관은 민주당 당직자를 거쳐 2014년 지방선거 때 강남구 구의원에 당선된 인물이다. 차량 공유 플랫폼 기업인 쏘카,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직방에서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했다. 2019년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을 지냈다. 그는 최근 오는 4월 총선에서 경기 분당갑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