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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내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채 매장돼 있는 광물 자원 매장량 추정치를 두 배 가까이 올려 잡았다.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예프 사우디아라비아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사진)은 9일(현지시간) CNBC 방송, 로이터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에 매장돼 있는 미개발 광물 자원 추정치는 2016년 1조3000억달러(약 1717조원)에서 2조5000억달러(약 3300조원)까지 약 90% 늘어났다”며 “지난 4년간 지속해 온 노력의 결실이며, 우리는 이 사실에 매우 들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토류뿐 아니라 금, 구리, 아연, 인산염 등의 매장 규모가 이미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자원 탐사는 30% 정도만 진행된 상태이며, 100%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추정치 증가분의 10%가 전기차와 첨단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에는 원유뿐 아니라 금, 은, 구리, 납, 철광석, 희토류, 아연, 인산염, 보크사이트 등 다양한 광물 자원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우디는 광물 채굴을 위한 신규 탐사 지역 33곳을 지정하는 등 광산 투자에 고삐를 죄고 있다.
국가 전략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올해 중 외국인 투자자들에 30개 이상의 광산 탐사 허가를 내줄 계획이다. 이런 관행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알코라예프 장관은 “투자법 개정을 통해 외국 기업들의 사우디 투자가 활성화했다”며 “지난 2년간 사우디가 (외국 기업에) 발급한 광산 개발 관련 면허 개수는 약 4500개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는 10~11일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광물포럼(Future Minerals Forum)에서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광산 개발 관련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광물포럼은 비전2030 추진과 함께 열리기 시작한 투자 관련 행사다. 포럼 기간 전 세계 광물업계 리더 9000명 이상이 리야드로 모인다.
비전2030은 사우디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이 수조달러를 들여 추진하고 있는 국가적 프로젝트다. 원유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경제 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그 과정에서 외국인 투자 유치, 청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등을 도모한다.
광산 개발은 사우디가 미래 경제를 떠받칠 주축으로 삼고 있는 핵심 산업이다. 알코라예프 장관은 “관광 산업 등이 가시적으로는 더욱 빨리 성장할 수 있지만, 우리가 착수한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고려하면 광물 채굴 목표가 달성될 가능성은 커 보인다”며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가속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는 이날 광물 탐사를 촉진하는 데 1억8200만달러(약 2402억원)의 예산을 쓰겠다고 발표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