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선전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이어졌다. 폐암 신약 ‘렉라자’로 주목받은 유한양행은 2년 뒤 세계 50위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고 동아에스티는 현지에서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열홍 유한양행 연구개발(R&D) 총괄 사장은 9일(현지시간) ‘2024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참가해 렉라자 출시 계획을 밝혔다. 렉라자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얀센은 지난달 미국과 유럽 규제기관에 허가를 신청했다. 김 사장은 “렉라자의 세계 시장 출시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얀센이 허가를 신청한 병용요법으로만 연간 최소 50억달러(약 7조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뒤인 2026년까지 혁신 신약을 두 개 이상 선보이겠다”며 “세계 50위 제약사로 당당히 도약하겠다”고 했다.
동아에스티는 이날 이스라엘 바이오 기업 일레븐테라퓨틱스와 공동 연구개발 협약을 맺었다. 양사는 섬유증 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RNA 치료제를 개발한다. 박재홍 동아에스티 R&D 총괄 사장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유전자 및 세포 치료제 중심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도 해외 투자자들 앞에서 회사 중장기 성장 전략을 밝혔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는 “1공장에는 12만L 규모의 동물세포 배양시설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세 개의 바이오 공장을 지어 총 36만L의 항체의약품 생산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SK바이오팜은 자체 개발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5년 뒤에는 세노바메이트 매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는 다음달 국내에 출시할 혈당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일본과 미국에 진출시키겠다고 했다. 현재 파트너사와 논의하는 단계로 올해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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