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4인방 중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다. 윤영찬 의원은 '민주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은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탄·패권·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면서 탈당하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관계자들과 친문(친문재인)계 의원 등은 전날까지도 이들 의원의 탈당을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결국 이들의 탈당을 막지 못했다.
이들은 "오늘 민주당을 떠나 더 큰 민심의 바다에 몸을 던진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이 길을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은 이재명 대표에게 '당 대표 사퇴 및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이들은 "이재명 정치와 싸우는 것도 우리의 목표가 아니다"며 "(탈당의) 가장 근본적 이유는 양심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가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윤 정권을 심판하지 못한다"며 "윤 정권을 반대하는 민심이 60%지만, 민주당을 향한 민심은 그 절반밖에 안 된다. 나머지 30%의 국민은 윤 정권이 이렇게 못하는데도 민주당은 지지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오는 11일 탈당을 선언할 예정인 이낙연 전 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윤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30여분 앞두고 민주당에 남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민주당에 남기로 했다. 어렵고 힘든 결정이었다"며 "지금까지 함께해온 원칙과 상식 동지들에게 미안하고 미안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버리기에는 그 역사가, 김대중 노무현의 흔적이 너무 귀하다. 그 흔적을 지키고 더 선명하게 닦는 것이 제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의 잔류 선택이 친이재명계 현근택 변호사의 성희롱 발언 논란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온다. 윤 의원은 경기 성남시 중원구가 지역구인데, 현 변호사와 이 지역에서 경쟁 중이다. 현 변호사는 최근 지역에서 성희롱 발언 논란이 일면서 당 윤리감찰단이 감찰에 착수한 상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