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을 탈당한 이준석 개혁신당(가칭) 정강정책위원장과 11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9일 ‘제3지대’에서 만났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도 함께했다. 총선을 90여 일 앞두고 ‘거대 양당 구도를 깨겠다’는 이들의 ‘빅텐트’ 논의가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이른바 제3지대 핵심 인사들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 대표 출판기념회에 참석했다. 이 전 대표는 축사를 통해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주저앉을 것 같은 절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로운 구도를 만들어내는 데 양 대표의 도전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도 이날 “개혁신당과 한국의희망 사이에 어떤 동질성이 있는지 주목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과학기술이나 미래에 관한 생각의 동질성만으로도 이미 같은 꿈을 꿀 수 있는 동지의 자격을 넘어섰다고 확언한다”고 말했다.
금 대표 역시 “이 자리에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 등이 모두 참석한 건 단순히 양 대표의 책 출간을 축하하는 게 아니라, 서로 돕고 경쟁하며 한국이 나아갈 길을 찾겠다는 의미”라고 연대 의사를 내비쳤다. 이 전 대표와 이 위원장은 같은 시간 다른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 비주류 조응천 의원의 북콘서트에 나란히 참석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4인방 모임인 ‘원칙과 상식’ 의원들과도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 사퇴 및 통합형 비상대책위원회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10일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만남으로 빅텐트 논의가 속도를 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당이 세를 불리는 동시에 지지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통합의 명분을 만들어내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위원장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연대와 관련한) 다른 논의가 있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종우/배성수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