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여행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LCC)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단거리 노선으로 여행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8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항공사를 이용한 승객은 7205만2832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4354만8314명) 대비 65% 늘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1~11월·8569만2376명)과 비교해 84% 수준으로 이용객이 회복됐다.
여행 수요가 살아나고 있음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는 실적이 정체하거나 감소했다. 경기 침체, 엔저 등으로 여행 수요가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몰린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단거리 노선에 집중한 저가 항공사들이 엔데믹 수요를 흡수했다”고 말했다.
LCC들은 코로나19 이후 첫 흑자 전환과 함께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 1546억원(증권사 추정치 평균)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의 영업이익도 각각 1495억원, 143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장거리 노선과 화물 시장에 집중한 대형사들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았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95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줄어들며 역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은 6510억원으로 8.7% 증가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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