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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비 가계·기업 빚, 6년 만에 첫 감소…부채 축소 시작되나 [강진규의 데이터너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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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와 기업 빚이 5년 9개월만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감소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증한 부채의 조정이 시작되고 있는 흐름으로 평가된다. 다만 주택 관련 대출은 여전히 증가세가 이어지는 등 부채 축소 속도를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GDP 대비 민간신용 2017년 이후 첫 감소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3분기 말 225.6%로 2분기 말 225.7%에서 0.1%포인트 감소했다. 가계신용 비율이 101.7%에서 101.5%로 0.2%포인트 감소해 124.0%에서 124.1%로 늘어난 기업신용 비율 증가폭(0.1%포인트)을 상회했다.

올해부터 적용된 '보험대출 제외' 이전 기준으로는 3분기 민간신용 비율이 227.8%였다. 지난해 2분기 228%에서 0.2%포인트 줄었다. 이 기준의 가계신용 비율은 2분기 104.0%, 3분기 103.7% 였다.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감소한 것은 지난 2017년 4분기 0.3%포인트 감소 이후 사실상 처음이다. 올해 1분기 통계상 감소가 나타났지만 이는 회계기준 변경으로 보험대출이 제외된 효과였다. 보험대출을 기존 기준으로 포함할 경우엔 올해에도 2분기까지 지속적인 증가 추세가 이어져왔다.

3분기 GDP 대비 부채비율이 축소된 것은 고금리 영향으로 대출이 제한된 영향으로 파악된다. 가계는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났다. 지난달 말 한은이 125.6%로 추정했던 GDP 대비 기업신용 비율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
코로나19 이전 대비론 여전히 높은 수준
민간신용의 감소가 처음으로 나타났지만 아직 확실한 감소 흐름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감소 폭이 0.2%포인트로 적고, 코로나19 이전 수준과 비교할 때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 4분기 말 GDP 대비 민간신용 비중은 196.2%였다. 가계신용이 95.0%로 GDP 규모를 밑돌았고, 기업신용도 101.3%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유동성이 과도하게 공급되면서 가계신용 비율은 2021년 3분기 105.7%까지 높아졌다. 이후 소폭 감소했으나 여전히 GDP 수준을 상회한다.

이는 주택관련 대출이 견조한 증가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3분기 17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분기(14조1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정부의 저금리 정책 대출 등의 효과다. 작년 1~3분기 누적 주담대 증가폭은 35조8000억원이다. 송재창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완화된 대출규제에 따른 주택매매 증가 지속으로 가계의 여유자금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기업신용은 지난 2017년 4분기 이후 증가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작년 3분기에도 유가 상승과 임금 상승 영향으로 기업의 자금 순조달 규모가 2분기 21조1000억원에서 33조4000억원으로 커졌다.
빚 추가 축소 가능할까
정부는 가계부채와 관련해 전체 빚 규모는 줄이기 어렵지만 속도를 낮추고, GDP 성장률을 높여 부채비율을 축소하겠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작년 3분기 부채비율 감소가 5년9개월만에 처음으로 나타난 것은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같은 축소 흐름이 이어질 수 있는지 여부다. 특히 올해 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신생아 대출 등 저금리 주택관련 정책자금의 대규모 집행이 예정돼있는데다, 한은의 금리 인하도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 금통위원은 "올해 금리 인하 국면에서 부채도 중요한 고려사항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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