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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의 미국 필라델피아 공연이 있던 지난해 7월에는 공연 1주일 전에 도시 전체의 호텔과 여행정보를 찾는 사람이 21% 증가했고 쇼핑은 10%, 식당을 예약하는 손님은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연 가수들의 손톱과 비슷한 형태로 손질하려는 팬들 덕에 네일숍들은 무려 170%가 넘는 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도 도시 전체가 공연을 보러 온 팬들의 소비로 인해 한동안 크게 출렁인 바 있다. ‘팬 경제(fan economy)가 돌아왔다’고 환호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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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경제는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의 팬들이 스타의 공연이나 경기와 관련된 것에 주머니를 여는 시장을 의미했다. 팬 경제는 그러나 최근 들어 플랫폼 테크놀로지의 성장과 함께 플랫폼 기업들이 자기 자신들의 브랜드를 전파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도 여겨지고 있다. 소셜미디어가 팬 커뮤니티를 만들어 발전시킴으로써 입소문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인 팬들은 소셜미디어의 팬클럽 등을 통해 파워집단을 형성, 자신들이 선호하는 음악과 장르 선택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음악과 여타 문화산업의 생태계를 변화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2022년 12월 기준 전 세계 한류 팬 수는 무려 1억7800만 명에 달한다. 한국 인구의 3.3배가 넘는 인구가 한류 팬으로 2012년 928만 명에 비해 무려 19배 늘어났다. 2020년대 들어 한류가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게 된 요인은 글로벌 영상 콘텐츠 플랫폼을 통한 한류 콘텐츠 전파와 온·오프라인 활동을 주도하는 한류 팬 증가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K팝뿐만 아니라 K드라마, K웹툰, 그리고 K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한류 콘텐츠 팬덤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테크놀로지의 성장과 함께 생산자와 소비자가 새로운 한류 소비 형태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팬심’이 해당 콘텐츠의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것이다.
팬 경제는 결국 플랫폼 테크놀로지, 온라인 팬덤, 그리고 오프라인 팬덤이 함께 움직이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팬 경제는 플랫폼 기업과 팬들 간 상호작용 속에서 발전하고 있다는 말이다. 한류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한류 콘텐츠 소비자인 팬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 친화적인 정부 정책과 콘텐츠 기업들의 비즈니스 정신, 그리고 제대로 된 플랫폼을 제공할 때 한류의 성장은 지속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