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장수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아이템 성공 확률을 몰래 낮춘 넥슨코리아에 전자상거래법 위반 사례 중 역대 최대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넥슨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16억4200만원을 부과한다고 3일 발표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부터 20년 넘게 서비스되며 글로벌 누적 회원 1억9000만 명을 보유한 인기 게임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넥슨은 게임 캐릭터 능력치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유료 확률형 아이템 ‘큐브’를 2010년 5월 메이플스토리에 도입했다. 옵션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는 일종의 복권 같은 아이템이다. 넥슨은 도입 초기에는 인기 옵션 출현 확률을 다른 옵션과 균등하게 설정했다. 그러나 출시 4개월 만인 9월부터 인기 옵션이 덜 나오도록 확률 구조를 변경하고도 이를 이용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2011년 8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약 10년간은 이용자 선호도가 높은 특정 옵션이 아예 나오지 않도록 확률을 변경한 뒤 알리지 않았고, 큐브 기능에 변경 사항이 없다고 거짓 공지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게임인 버블파이터 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가 넥슨에 부과한 116억4200만원은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중 역대 최고액이다. 공정위는 “법 위반 기간이 매우 긴 데다 이 기간 매출 규모가 크고 2018년 서든어택 게임에 이어 또다시 같은 위법 행위를 한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이용자분들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다만 이번 사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었던 2016년 이전의 일로 현재의 서비스와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했다. 넥슨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이전인 2021년 3월 메이플스토리의 강화형 아이템 ‘큐브’ 확률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개했다. 2022년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확률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도입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박한신/이승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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