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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부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이 4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향후 정부의 재정지출 규모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75%에서 4.5%로 내리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석 달간 이어진 전쟁으로 인해 위축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중앙은행은 성명서를 통해 “경제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시장을 안정시키고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지난 2020년 4월 금리를 0.1%로 내린 이후 4년 만이다. 중앙은행은 2022년 2월까지 금리를 동결하다 같은 해 4월부터 총 10번 금리를 인상했다.
물가 상승세가 둔화된 것이 통화완화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아미르 야론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는 “목표치인 1~3%보다 인플레이션이 높다”면서도 “최근 인플레이션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올 1분기에 목표치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전쟁 발발 후 크게 하락했던 이스라엘 통화인 셰켈의 달러 대비 가치가 지난 두 달간 12% 이상 상승했다. 야론 총재는 “셰켈화의 강세가 일정 기간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앙은행은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이스라엘 정부의 재정정책에 달려있다는 입장이다. 하마스와의 전쟁에 지출하는 비용이 많은 가운데 정부가 예산을 조정하지 않으면 부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앙은행은 전쟁을 치르는 동안 총 58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정부가 내년 말까지 연간 약 82억6000만달러 예산 조정을 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야론 총재는 “정부가 부처 축소, 지출 삭감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경제가 더 큰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재무부는 이날 금리 인하 결정을 환영했지만 예산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