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신세계·이마트, 현대백화점 등 유통업계 빅3가 새해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 침체를 돌파할 키워드로 본업인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를 제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멈췄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고 핵심 점포는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는 등 오프라인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주력 점포 대대적 리뉴얼
3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주력 점포인 서울 송파구 잠실점을 하반기 새로 단장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2년 ‘매출 2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롯데 잠실점은 백화점과 에비뉴엘, 롯데월드몰이 시너지를 내며 국내 최대 쇼핑 타운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정준호 롯데백화점 사장 직속의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도 신설했다. 지방 중소형 점포에 신규 브랜드를 유치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신세계는 새해에 서울 반포동 강남점 매장 일부를 재단장해 서울 최대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를 내놨다. 2023년 매출 3조원을 돌파한 신세계 강남점은 현재 국내 매출 1위 백화점 점포다.
신세계는 1위 점포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에 신세계면세점으로 운영하던 공간을 백화점 매장으로 바꿔 현재 8만6942㎡인 매장 규모를 9만9594㎡로 확장할 방침이다. 서울 백화점 중 최대 면적인 여의도 더현대서울(8만9256㎡)보다 크다. 식품관은 15년 만에 재단장해 현재의 세 배가량인 1만9835㎡ 규모로 넓힌다. 신세계는 광주광역시 광천동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에 쇼핑몰과 문화·예술 공간을 아우르는 랜드마크급 백화점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건립도 추진 중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서울 강남구 본점과 경기 성남시 판교점, 더현대서울 등 핵심 매장을 순차적으로 리뉴얼할 계획이다. ‘고객이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목표에 맞춰 설계한 더현대서울은 개점 3년째인 2023년 연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고객 접점 늘려 경쟁 우위 확보
대형마트들도 새해 핵심 영업 기반인 오프라인 점포를 키우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쿠팡 등 e커머스의 급성장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고객과의 대면 접점을 늘려 경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마트는 새해 최소 5개 이상 신규 점포를 열 계획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는 2023년 11월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한동안 중단한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할 것”이라며 “회사의 모든 물적·인적 자원을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신규 점포를 연 것은 2021년 전북 전주시 에코시티점 이후 전무하다.
롯데쇼핑도 2024년 신규 출점 등을 위해 대형마트에 964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식료품 특화 매장인 ‘그랑그로서리’, 미래형 매장인 ‘제타플렉스’ 등으로 점포별 차별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위기 상황일수록 무엇보다 업(業)의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오프라인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새해 유통 3사 간 선두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