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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경제 영토' 걸프 6개국과 FTA…중동신화 업그레이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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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걸프협력회의(GCC)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다. 2004년 발효한 한·칠레 협정 이후 25번째 FTA다. 중국 일본 등 주요국에 앞서 제조업이 주력인 국가로는 처음으로 GCC와 FTA를 맺었다는 점에서 오일머니 선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GCC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 주요 경제국 6곳이 구성한 경제협력체다. 작년 기준으로 GCC 6개국과 한국의 교역은 수출 1026억달러(약 135조원), 수입 9232억달러(약 1216조원)다.

이번 협정의 핵심은 자동차·방산·콘텐츠 등 수출시장 확대와 에너지 안보 강화에 있다. 사우디에 조립공장을 세우는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부품을 비롯해 자동차, 무기류 등 한국의 주력 수출품에 붙던 5% 관세가 최장 20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세계 무기 수입 상위 10개국 중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중동 국가들의 방산 수요가 큰 만큼 방산 수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화장품과 소고기·조미김 등의 관세도 철폐되고, GCC 주요국의 영화·비디오 시장도 한국에 개방돼 성장성이 높은 K뷰티, K푸드, K콘텐츠 수출 확대의 기대도 크다. GCC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천연가스는 3% 관세를 15년 동안 없애고, 나프타 관세도 50% 낮춘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등이 생산원가 하락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제고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GCC로부터 수입액의 68%를 차지하는 원유가 이번 관세 양허 품목에서 빠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올해 중국 시장과 반도체가 흔들리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출 시장과 품목 다변화가 큰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오일머니 기반 중동과의 FTA 체결은 의미가 크다. 마침 중동 국가들은 석유 수출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신산업·신경제 기반을 다지려고 천문학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갖춘 제품·서비스 시장 확장으로 ‘경제 영토’를 적극 넓혀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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