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각 정당은 읍·면·동별로 최대 두 개의 현수막만 걸 수 있게 됐다. 면적이 100㎢가 넘는 읍·면·동에서는 최대 3개까지 걸 수 있다.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이르면 다음 달 초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시행된 옥외광고물법은 정당 현수막을 15일을 동안 어디에든 무제한으로 걸 수 있도록 했다. 국회는 정치인들의 자유로운 정당 활동을 보장한다는 취지에서 법률을 개정했지만 부작용이 컸다. 정당·후보자를 홍보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난립했고, 현수막 끈에 걸려 시민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현수막은 때로 여야가 노골적으로 비방하는 용도로 사용되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정당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관리를 강화한 바 있다. 그러나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정당현수막의 규제에 한계가 있어 법률 개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국회는 읍면동별로 현수막을 2개씩만 걸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지난달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통과시켰다.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 과정에서 일부 의원이 “읍·면·동별 면적 차이가 커 일률적으로 현수막 설치 개수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해 100㎢가 넘는 읍·면·동에 한해 현수막 1개를 더 걸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이 추가됐다.
행정안전부는 “정당현수막이 안전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설치 장소와 규격, 설치 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을 개정해 법률안과 동시에 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천, 광주, 서울 등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자체 조례안을 만들어 현수막 난립을 제한해왔다. 현수막 개수, 제한되는 내용 등 규정이 조금씩 다르다. 행안부는 개정된 법률에 맞춰 조례가 정비될 수 있도록 각 지자체와 협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