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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과 수출 제한으로 2024년에 전세계 식량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곡물과 유지류 작물의 재배가 늘었지만 이상 기후 영향으로 내년에 쌀, 밀, 옥수수 등 전세계 식량 공급 부족이 심해질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시드니에 있는 농업 중개업체 IKON 커머더티의 자문서비스 이사인 올 후이는 "올해 일부 주요 지역의 곡물 공급 상황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4~5월까지 엘니뇨가 예상돼 브라질은 옥수수 생산이 확실히 줄고 있으나 중국이 국제 시장에서 밀과 옥수수 구매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업자들은 올해 아시아 대부분 지역에 건조를 수반한 엘니뇨 현상과 고온 현상이 2024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조해진 파종 조건과 줄어든 저수지 면적으로 세계 최고의 농업 지역 일부에서 쌀, 밀, 팜유 및 기타 농산물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엘니뇨와 극심한 고온으로 쌀 생산이 감소해 수출을 제한하면서 전세계 쌀 공급이 타이트해졌다. 국제 쌀 가격은 일부 아시아국가의 수출가격이 40~45% 상승하는 등 올해 1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밀 작물도 건조한 기후로 위협을 받고 있다. 인도 국내 재고가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밀 소비국인 인도가 6년 만에 처음으로 밀을 수입했다. 세계 2위의 밀 수출국인 호주는 이상 고온으로 올해 풍작에 실패하고 토양이 건조해져 내년에 수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호주의 수확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은 북미와 유럽, 흑해 지역의 다른 수출국에서 밀 수입선을 찾고 있다.
코메르츠방크는 메모에서 “주요 생산국들이 수출을 크게 줄일 가능성이 높아 2023/24 작물 연도의 밀 공급 상황은 지난 시즌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긍정적인 요소로 남미는 브라질을 제외하면, 대체로 옥수수, 밀, 대두 생산이 2024년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의 곡물 수출국중 하나인 아르헨티나는 농업중심지에 내리는 풍부한 강우로 대두와 옥수수, 밀 생산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아르헨티나의 로사리오 곡물 거래소에 따르면, 10월 말부터 아르헨티나 팜파스 지역 전역에 내린 비 덕분에 조기에 심은 옥수수의 95%와 대두의 75%가 "매우 좋음"상태이다.
브라질은 2024년에 대체적으로 기록적인 농업 생산량을 기록할 예정이지만 건조한 날씨로 인해 최근 대두 및 옥수수 생산량 추정치가 하향 조정됐다.
건조해진 기후로 인해 내년 글로벌 팜유 생산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팜유 기반 바이오디젤 제조 및 요리용 기름 수요는 증가하고 있어 가격상승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농업 부분 주요 대출 기관인 코뱅크는 “내년에 전세계 곡물은 가격 하락 위험보다 상승 위험이 더 높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세계 곡물 및 유지 종자 재고 수준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북반부 전반이 곡물 성장 시기에 고온 건조 기후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달러화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글로벌 곡물 수요는 장기적인 성장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