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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스포츠웨어 업체 룰루레몬이 최근 사상 최고가를 찍고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시장에선 내년도 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성장성이 정점을 찍었다”는 의견과 “내년도 실적 증가가 기대된다”는 예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룰루레몬 주가는 지난 22일 510달러로 마감했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59.18% 상승했다. S&P500지수가 같은 기간 23.83% 오른 것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다. 룰루레몬 주가는 21일 511.03달러로 장을 마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시장의 목표주가 평균치(493.92달러)도 넘어섰다.
22일 종가를 기준으로 한 룰루레몬의 시가총액은 644억달러로 미국 대형유통업체인 타깃(647억달러)에 맞먹는다. 타깃의 올해 예상 매출이 약 1070억달러인 데 비해 룰루레몬은 그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약 81억달러다. 그만큼 시장이 룰루레몬의 성장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는 평가다.
요가복으로 출발한 룰루레몬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충성도 높은 고소득 고객층을 기반으로 고가 레깅스와 기타 스포츠복으로 영역을 넓히며 압도적인 매출 증가세를 보여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룰루레몬 매출은 2021년 44억달러에서 작년 62억달러로 급증했고 올해 81억달러, 내년 95억달러로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내년도 영업이익 예상치는 21억달러로 올해(13억달러)보다 65%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사는 지난 8일 “애슬레저 및 의류업계에서 상품기획(MD)을 주도하는 혁신기업”이라고 평가하며 목표주가를 450달러에서 540달러로 높였다. JP모간체이스도 “개인 관리 및 신발 등 새로운 카테고리에 진출한 데다 남성 컬렉션도 성장하고 있어 내년도 매출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재 주가가 경쟁사 대비 과대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회사 측은 4분기 매출을 31억4000만~31억7000만달러로 예상하는데 이는 애널리스트 전망치 평균인 31억8000만달러를 밑돈다. 경쟁사 대비 룰루레몬의 매출 증가세는 견고하지만 고소득자 고객이 의류 대신 여행 등에 지갑을 더 열면서 매출이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랜달 코닉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250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미국 소비 둔화를 앞두고 룰루레몬에 대한 시장 기대치가 너무 높다”고 했다. 에밀리 쿨레지 레드번애틀랜틱 애널리스트도 지난 12일 목표주가를 340달러로 잡고 매도 의견을 유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