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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태국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한다. 동남아시아에 구축한 내연기관차 생산기지를 전기차 허브로 전환하려는 취지다. 중국 전기차 업체의 태국 진출을 견제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차이 와차롱 태국 정부 대변인은 전날 도요타, 혼다, 이스즈, 미쓰비시 등 일본 완성차 업체 4곳이 향후 5년간 태국에 1500억밧(약 5조 6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도요타와 혼다의 투자액은 각 500억밧(1조 8735억원)이며 이스즈는 300억밧(1조 1200억원), 미쓰비시는 200억밧(약 7500억원)을 투자한다. 네 기업은 투자 목적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와차롱 대변인은 "네 기업의 투자로 인해 태국에서 전기 픽업트럭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완성차를 가장 많이 생산·수출하는 국가다. 이전까지 일본 완성차업계가 태국 시장을 장악했다. 주로 내연기관차를 생산해서 수출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전기차 업계가 태국에 진출하면서 위기를 맞았다. 태국 전기차 시장의 80%를 중국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전기차업체들은 공격적으로 태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비야디(BYD)는 지난 7월 태국에 5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신축하기로 결정했고, 중국 배터리업체 궈시안은 지난 7일 배터리 생산기지를 완공했다.
태국 정부도 전기차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의 3분의 1을 전기차로 전환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해외 완성차 업체에 인센티브도 제공할 방침이다. 태국의 한 해 완성차 생산량은 약 250만대에 달한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