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홍콩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의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번주 ELS 감독 종합방안을 발표하기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 주요 유형을 미리 설정하고 배상 기준을 제시하는 방식이 유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민원 내용을 바탕으로 불완전판매 유형 분류 작업을 하고 있다. 민원인들은 투자 성향 및 가입 목적에 맞지 않는 상품을 권유받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금감원은 불완전판매를 인정할 수 있는 주요 사실관계와 유형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고난도 투자 상품에 투자한 경험 유무도 분류 기준에 포함될 수 있다.
금감원은 최근 “은행들이 자기 면피를 하고 있다”는 이복현 원장의 강경 발언을 계기로 은행권 판매 사례를 전수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장에선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H지수 ELS 가입자의 90%가 ELS 투자 경험이 있는 재투자자라는 점에서다. 은행권 관계자는 “초고령층 가입자 대부분이 투자 경험이 풍부한 고액 자산가였다”며 “위험성을 모르고 투자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ELS 판매 과정에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른 형식적 조건을 대부분 충족했다는 것도 처벌 및 배상 기준 확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금감원은 이번주 ‘H지수 기반 ELS 투자자 손실 대응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고 감독 방안을 마련해 소비자 민원과 분쟁조정, 판매 금융회사 검사 조치 등을 유기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다음달 원금 손실이 현실화하는 시점에 맞춰 은행권 정식 검사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원금 손실 구간에 진입한 홍콩H지수 연계 ELS 중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5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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