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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OPEC의 원유 감산을 주도하는 이유는 회원국 전체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자국 네옴시티 건설을 위한 재정 확보 차원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사우디는 더라인 건설과 홍해 프로젝트 등 대규모 건설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에 따른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유가를 배럴당 81달러 이상으로 방어해야 한다. 사우디의 노력에도 유가 하락을 방어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원유 생산량을 늘리며 시장 지배력을 확보해 나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에서 하루 원유 1330만 배럴을 생산했다고 발표했다. 직전 최고치인 1320만 배럴을 재차 경신했다.
에너지시장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340만 배럴 수준인 브라질의 하루 원유 생산량도 2030년 530만 배럴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영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석유 생산량이 같은 기간 하루 210만 배럴에서 330만 배럴까지 뛸 것이란 추정에 기반한 수치다. 각국에서 줄줄이 원유 생산이 호황에 들어서며 국제 유가는 2020년 이후 3년 만에 연간 기준 내림세를 보였다.
중국 경기 둔화도 원유 수요를 정체시키고 있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에 비해 0.5% 하락했다. 중국의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3.0% 하락했다.
홍해의 긴장감은 여전히 유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1일 기준 210만 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은 배 158척이 홍해를 피해 다른 항로를 택했다. 컨설팅사 MDS트랜스모달은 20피트 컨테이너당 5만달러로 추정되는 이들 화물의 가치는 총 1050억달러라고 추산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장서우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