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아마존 빈자리 채운다
네이버는 개인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인 치지직의 시범 서비스를 19일 낮 12시에 시작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신규 앱으로 이 서비스를 내놓는 대신 게임 정보 제공 앱인 ‘네이버 게임’을 이 서비스 이름으로 바꾸는 전략을 택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1인 진행자가 이용자와 실시간 소통을 하며 방송하는 게 특징이다. 치지직은 출시 직후 스트리머 1명에 1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몰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페이로 치지직 내 재화인 ‘치즈’를 구매해 방송인을 후원하는 사용자도 눈에 띄었다.시장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프리카TV와 이 시장을 양분한 아마존의 트위치가 “통신망 사용료가 과다하다”며 내년 2월 말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해서다. 앱 시장 조사 업체인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개인 방송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 순위는 아프리카TV(42.4%), 트위치(42.2%), 카카오TV(3.0%) 순이었다. 네이버는 트위치 방송인을 포섭해 빠르게 트위치의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치지직의 강점은 풀HD급 화질(1080p)이다. 트위치가 국내 해상도를 720p로 제한하고 있는 것과 구분됐다. 방송에도 끊김이 없었다. 네이버는 다음달 시청 연령을 제한할 수 있는 기능과 방송인에게 익명 후원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개인 방송을 강력히 통제하는 대신 방송인과 시청자 모두의 자유도를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내년 2~3월 중 치지직을 정식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 구글은 ‘쓴맛’
업계에선 네이버가 게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구심점을 마련하고자 개인 방송 플랫폼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는 한게임과 합병해 출범시킨 NHN에서 2013년 갈라져 나온 뒤엔 게임 제작 사업에서 손을 뗐다. 대신 게임 커뮤니티 플랫폼을 확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네이버는 2021년 게이머 소통 공간인 게임 라운지와 e스포츠 페이지를 한데 묶어 네이버 게임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날 출시한 치지직도 이 웹페이지에 통합했다.개인 방송 시장에서 네이버의 성공을 예단하긴 섣부르다는 업계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는 다음의 개인 방송 플랫폼인 ‘tv팟’을 2017년 ‘카카오TV’로 개편했지만 지난달 기준 이 시장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구글 유튜브도 스트리밍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지만 방송인과 시청자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용자 지적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방송 플랫폼 사업자는 이용자가 방송 중 일탈 행위를 저지르는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며 “안정적인 서비스 관리 체계를 검증하는 게 정식 출시 전 치지직의 핵심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