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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반응 고위험군 신장이식 환자, 적합한 수술법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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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이식 환자 중 항체 형성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은 로봇을 활용한 수술보다 개복 수술을 받는 게 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식 수술법도 환자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는 의미죠.”

권현욱 서울아산병원 신·췌장이식외과 교수(사진)는 19일 기자를 만나 “로봇을 활용한 수술이 도입되면서 최소침습수술 시대를 열었다”면서도 “의료진과 상의해 환자에게 맞는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장이식은 신장 기능이 망가져 평생 투석치료를 받아야 하는 말기 신부전 환자에게 새 생명을 선물하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은 7000건 넘는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했다. 국내 전체 신장이식 수술 5건 중 1건이 이 병원에서 이뤄졌다는 의미다.

권 교수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장·췌장 이식, 후복막종양 수술 등을 담당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특성 때문에 다른 병원에서 수술이 어렵다고 의뢰한 고위험군 환자를 많이 수술하고 있다. 이런 진료 경험을 살려 고위험 신장이식 수술을 할 때 활용하는 저용량 리툭시맙 요법이 암 발생과는 관련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권 교수에게 고위험 신장이식 수술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장이식 수술법이 많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절개 부위가 큰 개복 수술만 했지만 최근엔 복강경, 로봇수술 등도 신장이식의 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로봇 등 최소침습 수술은 상처가 작다는 장점이 있어 폭넓게 쓰이고 있다. 지난해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첫 로봇 신장이식 수술 100건을 달성했다. 신장이식 로봇 수술은 만능이 아니다. 환자에 따라 개복 수술이 더 적합한 환자도 많다. 이들을 위한 개복수술도 많이 진화했다. 개복수술이라고 해도 한 뼘도 안 되는 10㎝ 정도 절개창만 내고 수술한다. 수술 부위도 속옷 등에 가려져 수영복을 입어도 수술 자국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다.”

▷고위험군 수술은 로봇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로봇수술은 아무래도 수술 시간이 더 길다. 혈관 문합에 소요되는 시간만 개복보다 20~30분 정도 길고, 수술 준비 시간까지 합치면 평균 2시간 정도 더 걸린다. 신장이식은 어렵게 기증받은 신장을 잘 살리고 이식받은 환자의 혈관과 잘 잇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수술이다. 수술 소요 시간이 길어지면 기증 장기가 몸 밖에 있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질 수 있다. 최소침습 수술이 좋은 수술이라는 점엔 이견이 없지만 모든 수술에 최소침습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 기증자의 혈관 형태가 복잡하거나 이식 대상자의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을 땐 개복수술을 하는 게 로봇수술을 하는 것보다 더 이득일 수 있다. 한 차례 이식한 뒤 재이식하는 환자나 면역학적 위험이 있어 전처치를 해야 하는 고위험군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어느 정도 있어서 수술 상처가 크게 문제되지 않는 환자도 로봇수술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면역 반응이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은 어떤 환자인가.

“이식 전 검사에서 기증받은 장기를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항체가 많은 환자다. 이전에 이식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은 항체가 상대적으로 많다. 여성은 임신 경험이 있으면 항체가 있는 사람이 많다. 이전에 수혈 등으로 다른 사람의 피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런 환자는 미리 저용량 리툭시맙을 활용해 항체 반응을 억제시키고 수술한다.”

▷ABO 부적합 수술이 가능해진 뒤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

“올해 1월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ABO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1000건을 달성했다. 생존율도 혈액형 적합 신장이식과 비슷한 수준이다. 자신과 다른 혈액형에 대한 항체를 혈장교환술로 제거하고 항체 생성에 관여하는 면역세포 억제제를 주입하는 등의 치료 프로토콜을 적립한 결과다. 이식받은 신장은 평균 15년 정도까지 쓸 수 있다. 신장이식을 시작한 지 20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엔 재이식 환자와 고위험군 환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이전엔 수술 못 받던 환자도 수술 대상이 되고 있다.

“과거엔 급성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는 항체가 있거나 기증자의 혈액형이 맞지 않으면 수술을 못했다. 요즘은 이런 환자도 수술한다. 뇌사자 장기를 받고 싶다고 지금 등록한다고 해도 수술까지 7~10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투석을 앞둔 만성 신장질환자라면 미리 이식 전문 병원에서 상담받고 이식을 준비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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