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명 정형외과에서 수술이 필요한 발을 착각해 멀쩡한 뼈를 절단하고 철심을 박은 사건이 알려졌다.
직장인 A씨(29)는 16일 연합뉴스를 통해 지난 3월 10일 어릴적 화상으로 왼쪽 발목 안쪽이 접히면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의 B병원에서 수술받았다가 의료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 2시간여의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어나 보니 수술이 필요했던 왼쪽 발이 아닌 멀쩡했던 오른쪽 발목뼈가 잘리고 철심 3개가 박혀 있었다고 전하면서, 즉시 경찰에 신고해 의료과실 증거를 확보하고 왼발 재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수술로 양쪽 다리를 모두 쓸 수 없게 돼 5개월 동안 입원해야 했고, 이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 4개월째 재활 치료받고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또한 발목이 구부려지지 않아 오르막이나 내리막길을 걷는 데 어려움을 겪는 등 일상생활에서도 불편함을 겪으면서 이전에 하던 일도 못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수술 후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 병원과 보상금도 합의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A씨가 수술받은 B병원은 명문대 출신 의사들이 속해 있다고 홍보한 곳으로 알려졌다. A씨의 수술을 담당했던 집도의 역시 TV에 여러 차례 출연한 유명 의사였다고 A씨는 전했다. 집도의는 "수술 당일 함께 수술에 참여한 직원이 A씨의 왼발이 아닌 오른발에 수술 준비를 해놓아 그대로 진행하게 됐다"며 "A씨의 오른 발목도 외관상 화상이 있고 온전하지 않아 수술 부위가 잘못됐음을 바로 알기는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B병원은 "왼쪽 발목은 (오른발 수술 후) 곧바로 수술해 성공적으로 잘 마쳤다"며 "수술 전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았지만, 교정 후 원활히 회복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했다.
또한 B 병원은 그동안 A씨의 병원비를 받지 않았고 그의 재활치료를 돕기 위해 병원 근처에 월세방도 얻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B병원은 "다른 병원에서 모두 어렵다고 거절했지만, 우리 병원에서 수술한 것"이라며 "오른 발목은 구부리는 각도의 제한은 일부 있겠지만 향후 나사 제거 수술과 재활을 통해 경과를 더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런 경우를 대비해 가입해 둔 한국의료배상공제조합에 보상을 신청해 심사하고 있다"며 "이와 별개로 추가 보상도 피해자와 조율해 최대한 원만하게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