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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신고 필수 아니잖아요"…식 올리고 동거하는 MZ부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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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언제든 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혼인신고가 필수는 아니잖아요?"

연애 4년차, 현재 동거 중인 A(28)씨 커플은 내년 6월 결혼을 앞두고 있지만 결혼식 후 혼인신고를 할 생각이 없다. '언젠간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시기를 딱히 정하지 않았다. 이들에게 서류상 결혼이라는 제도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듯 보인다.
동거 긍정 인식, 부정 앞질러
식 올려도 혼인 신고 않는 경우 많아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3'에 따르면 20~30대 청년들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결혼 적령기에 해당하는 30대 남성과 여성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각각 48.7%와 31.8%로 집계됐다. 2008년에 30대 남성이 69.7%, 여성이 51.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남자는 21.0%포인트, 여성은 19.7%포인트나 감소한 것이다.


20대 남녀의 감소폭은 더 큰 편이다. 20대 남성은 30.0%포인트 떨어질 때 여성은 25.4%포인트 떨어져 최근 20대가 생각하는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가 더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0~30대 동거에 대한 생각은 2015년에 25.9%에 그쳤으나, 2020년에는 40.6%에 달할 정도로 크게 늘었다. 부정적인 인식은 이 기간 40.6%에서 25.1%로 거의 반토막 났다. 오히려 이제는 동거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부정적 인식을 앞서는 상황이 됐다.

실제 결혼을 하더라도 혼인 신고에 대한 생각도 시간이 갈수록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올해 1월 미혼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미혼남녀의 혼인신고 희망 시점은 평균적으로 '결혼식 후 3개월'이었다. 대부분의 남녀가 결혼식 직전과 직후에 혼인신고를 필수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 아니었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결혼식 후 1~6개월 사이'(39.6%), 여성은 '결혼식 후 6개월 이후'(36.8%)의 혼인 신고 시점을 가장 선호해 차이를 보였다. 또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혼인 신고를 희망하는 시점이 늦어졌다. 수년 전이라면 안 그랬겠지만 최근 들어 이러한 '동거'도 늘어나는 분위기로 파악된다.

이처럼 결혼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늘어나는 동안 동거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은 증가하고, 결혼식을 한 후에도 혼인신고를 미루거나 안 하겠다는 생각을 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A씨는 "혼인신고 전후 혜택을 받고 있거나 받을 예정이 아니라 사실 혼인 신고를 미룰 이유가 명확하게 없다"며 "현재 동거에 만족하고 있고 서로의 생활 습관을 미리 알아 조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좋다"고 전했다. 신혼을 다 즐기고 결혼하는 느낌이 들어 조금 아쉬운 감이 있지만 사실상 혼인 신고를 통해 얻는 이득이 있다고 체감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회·경제적 이유 때문에 '동거'하는 부부들
'사실혼' 검색량 전년 대비 40%↑

올해 11월 결혼식을 올린 B(27)씨 부부도 결혼식을 이후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B씨는 "전세대출 혜택을 받기 위해 혼인신고를 잠시 미뤘다"며 "신혼부부 전세대출은 대출 당시 부부 연 소득 6000만원 이내여야 금리 혜택 받을 수 있었으나, 우리 부부의 합산 소득은 6000만원을 훌쩍 넘겼다"고 토로했다. 결국 이들은 다른 방도로 신혼집을 구하기에 이르렀다.

B씨가 신혼집을 구하던 올해 9월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은 기존 부부 합산 연 6000만원 이하였다. 정부는 그 다음 달 소득 기준을 7500만원 이하로 완화했다. 연 2.1~2.7%던 금리는 2.1~2.9%로 소폭 높였다. 다만 소득 6000만원 이하 신혼부부의 금리는 기존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신혼부부들에게는 이마저도 아쉬운 정책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 합산소득이 기준을 넘기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 신혼부부통계 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부부의 연간 평균 소득은 8433만원이다. 맞벌이 비중이 2021년 54.9%에서 지난해 57.2%로 2.3%포인트 높아지는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사회, 경제적인 이유로 '사실혼'을 고려하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혼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법률상으로는 혼인으로 인정을 받을 수 없으나 사실상의 혼인 관계에 있는 부부관계를 말한다.

빅데이터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달 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사실혼'에 대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40%나 증가했다. '사실혼' 키워드와 관련해 언급된 긍정 키워드는 '유리하다', '경제적' 등이 경제적 이유와 관련된 키워드가 나타났다.

조규영 부산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미시적 관점에서 보면 MZ(밀레니얼+Z)세대 부부는 부모세대인 베이비붐세대를 지켜보면서 이혼, 재혼, 졸혼 등 다양한 형태의 결혼의 모습을 관찰했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법적인 결혼 관계를 시작하기에 앞서 상대방과 잘 맞는지에 대한 부분이 무엇보다 중요해졌고, 이것이 확실하게 검증되고 난 후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현상이 생겼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유지희/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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