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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협동로봇 글로벌 1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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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협동로봇(사람과 한 공간에서 일하는 로봇) 시장에서 1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위해 13종인 제품 라인업을 2026년까지 17종으로 늘리고 인건비가 비싼 미국과 유럽 시장을 적극 공략하기로 했다. 100억원대 투자를 집행해 연 2200대를 생산하는 경기 수원공장 제조 규모를 내년 연 4000대로 두 배가량 키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5일 수원공장에서 단체급식, 복강경 수술 보조, 공항 수하물 처리, 레이저 용접, 빈 피킹(필요한 부품을 집어내는 작업)에 쓸 수 있는 협동로봇 솔루션을 처음 공개했다. 식음료(F&B) 브랜드뿐 아니라 의료, 제조, 물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단체급식 솔루션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서울 한 중학교 급식실에 네 대 도입됐다. 공항 수하물 처리 솔루션은 최근 네덜란드 스히폴공항에서 사업 실증을 마쳤다.


협동로봇 솔루션은 로봇을 특정 목적에 맞춰 이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표준화한 것이다.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사진)는 “협동로봇은 대당 최소 3000만원대지만 솔루션으로 판매하면 1억원까지 올라간다”며 “10%인 솔루션 매출 비중이 3년 내 40%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회사 측은 내년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5년 매출 2642억원, 영업이익률 21%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2017년 9위를 차지했다. 2020년엔 5위로 올라섰고 2021년과 지난해엔 4위로 뛰었다. 1~3위인 덴마크 유니버설로봇, 일본 화낙, 대만 테크맨로봇보다 후발주자지만 점유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류 대표는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경쟁사와 달리 소프트웨어 경쟁력도 함께 높이겠다”며 “물류 현장에 쓰이는 자율주행로봇(AMR) 관련 기업 인수합병(M&A)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4시간 이용 시 협동로봇 교체 주기는 5~8년인데 다른 스타트업과 달리 두산로보틱스는 사후서비스(AS) 등에 탁월하다는 게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두산로보틱스는 내년 자동화 셀 설비 아홉 개를 새로 들여 수원공장 생산 규모를 연 4000대로 늘린다. 협동로봇 모듈 한 개를 수동으로 제조하려면 1시간이 걸린다. 자동화 셀을 도입하면 37분으로 줄어든다. 자동화 셀은 사람과 협동로봇이 함께 로봇을 제조하는 설비다.

류 대표는 “인건비가 비싼 북미, 서유럽 등에서 협동로봇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며 “지난해 이들 시장의 로봇 침투율이 2%라 확대 여지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 회사는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에 북미법인을 설립했다. 내년엔 독일에 유럽법인을, 그 후엔 중남미와 동남아시아에 법인을 세우는 등 해외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현재 100여 개인 해외 판매 채널을 2026년 219개로 늘릴 방침이다.

수원=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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