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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중생 임신시킨 40대男 무죄…재판한 조희대 "법리 따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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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가 2017년 대법관 재직 시절 15세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연예기획사 대표의 재상고심에서 무죄를 확정한 사실이 거론됐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를 향해 "15세 여중생과 연인 관계라는 연예기획사 대표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랑을 인정한 판결에 절대 동의하지 못한다"며 "이걸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겠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파기환송심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지 않고 사건이 올라와 무죄로 판결할 수밖에 없었다"며 "기속력(羈束力·임의로 대법원판결을 철회하거나 변경할 수 없는 구속력) 법리에 따른 것일 뿐, 이 사건 자체의 당부(當否)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전 의원은 "기속력에 따를 게 아니라 전원합의체를 거쳐서라도 실체를 확인해야 했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조 후보자는 "구체적 타당성과 법적 안정성이라는 두 가치는 항상 충돌하기 마련"이라며 "파기환송을 하면 하급심이 기속되는데 그 시스템을 지키지 않기 시작하면 사법 시스템 자체가 존립할 수 없게 된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언급한 이 판결은 2011년 당시 42살인 기획사 대표 조모씨가 자신보다 27살이나 어린 피해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하는 등 혐의(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 위반)를 다룬 것이다. 조씨는 임신한 피해자가 가출하자 집으로 불러 동거했고, 피해자가 아이를 낳은 뒤 2012년 조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재판이 시작됐다.

조씨는 두 사람이 연인관계였다고 주장했으나, 1심은 징역 12년, 2심은 징역 9년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2014년 11월 대법원은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 했고, 서울고법은 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2017년 11월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 재상고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으로 다시 사건이 올라오는 과정에서 새 증거를 찾지 못했으니, 기존 상고심 판결을 따라야 한다는 게 조 후보자의 발언 취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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