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카카오 내부 비리 의혹을 폭로했던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5일 페이스북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는 카카오 내부 원칙을 더 이상 어기지 않겠다는 후속 움직임으로 보인다. 김 총괄은 지난 3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정보 보안 유지 규정을 어긴 것에 대해 사과하고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총괄은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일어난 폭언 논란과 관련해 욕설이 나오게 된 배경 등을 설명했다. 이어 카카오의 대형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관련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한 임원이 700억~800억원 규모의 제주도 프로젝트 공사업체를 결재·합의도 없이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모습과, 이를 보고도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고 주장했다.
고가의 골프 회원권 문제도 폭로했다. 김 총괄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 글에서 그룹 내 특정 부서의 경우 한 달에 12번이나 골프를 치고 있었으며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다 홍은택 카카오 총괄 대표가 지난달 3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골프장 법인 회원권 매각과 대외협력비(법인 카드) 문제 개선안 시행에 들어갔다고 밝히며, 김 총괄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이자 공개 발언을 자제했다.
김 총괄이 문제 제기한 부동산 개발 총괄 부서인 자산개발실의 부사장은 조사가 시작됨에 따라 직무가 정지됐다. 배재현 부사장이 구속된 뒤, 자산개발실을 관할해온 김 총괄의 직무도 정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카카오는 김 총괄의 욕설 논란에 대한 조사를 국내 최대 법무법인인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위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외부 독립 감시기구인 '준법과 신뢰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위촉한 김소영 전 대법관이 김앤장 소속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