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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기술은 인재를 따라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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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를 규제 없이 인수한 것과 같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지난달 20일 오픈AI에서 해임된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오픈AI의 핵심 연구인력 3~4명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한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이같이 평가했다. 이들의 노하우에 MS의 엔지니어링 인프라를 결합하면 ‘새로운 오픈AI’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픈AI가 작년 11월 말 내놓은 챗GPT는 ‘생성 인공지능(AI) 혁명’을 일으켰다. 그동안 AI 분야를 선도해온 구글이 아니라 오픈AI가 혁신의 중심에 섰다. 이 회사는 챗GPT 출시 후 1년 만에 기업가치 860억달러(약 111조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에 대해 실리콘밸리 AI 전문가들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평가한다.
인재 투자 안 아끼는 기업들
오픈AI 구성원 대부분이 구글의 AI 연구 조직인 구글 브레인(현재 구글 딥마인드로 통합)을 비롯해 여러 빅테크의 특급 인재라는 게 그 이유다. 오픈AI 공동 창업자이자 수석과학자로 올트먼 축출에 앞장서 주목받았던 ‘AI 천재’ 일리야 수츠케버도 구글 브레인 출신이다. MS가 올트먼 해임 후 혼란에 빠진 오픈AI 직원들을 향해 “MS의 문은 열려 있다”며 전원 채용을 약속한 것도 인재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 실리콘밸리를 강타한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서도 S급 인재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지난 10월 구글의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제미니’ 개발팀 리더인 지아후이 유를 영입하기도 한 오픈AI는 최근 구글 AI 분야 임원들을 상대로 1000만달러 규모의 급여 패키지를 제안했다. 실리콘밸리에 인재가 차고 넘쳐도, S급 인재에 대한 갈증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스타트업 ‘xAI’는 지난 7월 출범 후 4개월 만인 지난달 챗봇 ‘그록’을 내놨다. 단기간에 챗봇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구글 딥마인드, MS, 테슬라, 오픈AI를 거친 인재들이 있었다. 구글 딥마인드 엔지니어 출신인 이고르 바부슈킨과 MS 출신 그렉 양, ‘AI 4대 구루’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의 제자 지미 바 조교수 등이다.
투자금도 인재 있는 곳으로
투자 자금도 인재가 있는 곳으로 흘러간다. 2년 전 설립된 미국의 생성 AI 챗봇 스타트업 ‘캐릭터닷AI’는 올해 상반기 1억50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단숨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에 올랐다. 이 회사를 공동 창업한 대니얼 디 프레이타스와 노엄 사지어는 구글에서 LLM ‘람다’를 개발했다. 구글 딥마인드에서 임원을 지낸 무스타파 술레이먼과 캐런 사이모니언이 공동 설립한 AI 챗봇 개발사 ‘인플렉션AI는’ 설립 1년 만인 지난 6월 MS와 엔비디아로부터 13억달러(약 1조7200억원)를 투자받았다.

실리콘밸리 AI 인재들은 빅테크와 스타트업을 휘젓고 다닌다. 인재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 경쟁력도 판가름 난다. AI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재를 확보한 기업의 ‘승자독식’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치열한 인재 전쟁에서 국내 IT 기업은 보이지 않는다. 한국이 AI 기술 경쟁의 최전선에서 점점 멀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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