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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 캐니언'…호랑이가 곰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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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가 협곡을 휩쓸던 곰을 품었다”

젠지 e스포츠가 지난 29일 다가올 2024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로스터를 발표했다. ‘쵸비’ 정지훈과 재계약을 맺고 ‘기인’ 김기인, ‘캐니언’ 김건부, ‘리헨즈’ 손시우를 영입했다. 계약 기간이 남아있던 원거리 딜러 ‘페이즈’ 김수환과 함께 일명 ‘기개쵸페리’라고 불리는 라인업을 완성했다. 팬들 사이에선 벌써부터 “우승권 전력”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또한 김정수 감독과 ‘마타’ 조세형 코치, ‘헬퍼’ 권영재 코치를 영입하며 코치진 선임도 완료했다.

특히 김건부의 영입 소식이 큰 화제를 모았다. 김건부는 지난 2018년에 데뷔해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 시절부터 활약한 디플러스 기아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북극곰을 닮은 귀여운 외모와 함께 탁월한 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런 그가 팀을 떠난 이유로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꼽힌다. 디플 기아는 지난 2020년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 LCK 3회 우승 등을 해냈지만 2021년 롤드컵 준우승 이후 부침을 겪었다. 김건부는 디플 기아 팬들에게 전한 작별 인사에서 “2년간 큰 발전이 없는 저 자신에게 많이 실망했다”라며 “어떤 방식이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이적의 이유를 밝혔다.

김정수 감독의 영입도 주목받았다. 지난 2022년 DRX의 감독으로 선임됐던 김 감독은 구단과의 불화로 그동안 지휘봉을 잡지 못했다. 공백기가 길었던 만큼 예상치 못한 선임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선 “젠지가 국제 대회 우승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젠지는 올해 LCK 봄과 여름 대회를 모두 우승했지만 롤드컵에서는 8강에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 감독은 지난 2018년 중국리그 LPL 인빅터스 게이밍(IG)의 감독을 맡아 롤드컵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또한 IG 외에도 2021년 빌리빌리 게이밍(BLG) 감독으로 활동한 만큼 국제 대회 라이벌인 LPL 분석에도 강점이 있다.

탑을 맡게 된 김기인과 서포터 손시우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또 한 번 한솥밥을 먹게 됐다. 두 선수는 올해 KT 롤스터에서 서머 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LCK 서머 퍼스트 팀’에 선정된 바 있다. 손시우는 지난 2022년에 이어 2년 만에 젠지로 복귀하게 됐다. 정지훈은 지난해에 이어 3년 연속 젠지와 함께 하며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지난 2022년 서머 시즌부터 젠지의 3회 연속 LCK 우승을 함께 했고 올해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참가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조세형 코치의 활약도 기대된다. 조세형은 선수 시절 LCK와 LPL을 두루 경험하며 리그 우승은 물론 롤드컵 우승 컵을 들어 올린 레전드 게이머다. 특히 2014 삼성 갤럭시 화이트 소속으로 속칭 ‘탈수기 운영’이라고 불리는 메타를 주도하며 패러다임을 바꿔 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빡빡한 시야 싸움을 통해 상대를 제압하며 2014년 롤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당초 젠지는 올해 LCK를 제패했던 ‘도란’ 최현준, ‘피넛’ 한왕호, ‘딜라이트’ 유환중을 모두 내보내며 팬들의 우려를 키웠다. 하지만 ‘기개쵸페리’라는 2023년 못지않은 로스터를 완성하며 리빌딩에 성공했다. 국내 리그에서 한을 푼 호랑이가 내년에는 국제 리그도 호령할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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