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를 필두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각종 산업과 융합하는 시대다. 유독 제조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첨단 정보기술(IT)의 도입이 느리다. 이런 제조 생태계 속에서 제조·IT 접목에 성공해 긍정적인 생태계 교란을 꾀한 회사가 있다.
연합시스템은 업력 50년의 베어링 제조업체다. 로봇이나 반도체 생산라인 등에 사용되는 정밀 부품을 생산해 왔지만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하며 가격 경쟁력 면에서 뒤처지게 됐다. 이 회사는 제조에 IT를 접목해 위기의 돌파구를 찾았다. 설치부터 실사용까지 24시간 이내로 가능한 공작 기계 디지털 트윈 구현 서비스 플랫폼 ‘바로팩토리’를 개발했다.
이런 변화를 토대로 신규 매출 창출에 성공했다. 2020년 34억원 매출이 지난해엔 4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 들어 7월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29.7% 늘어난 3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혁신 배경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중소기업 기술혁신개발사업’ 분야 연구개발(R&D) 예산 지원이 있다. 개발자 출신의 2세 중기인 윤준삼 대표는 “개발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IT 개발자 인건비가 급상승했다”며 “지원 사업을 받아 인건비 부담으로 인한 중단 없이 기술 개발에 매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위성항법시스템(GPS) 개발 기업 아센코리아는 내장형 GPS를 갖춘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시장이 사라지는 위기를 겪었다. 이 회사는 국내에 없는 정밀 GPS 시장을 개척해 다시금 사업을 안착시켰다. 중기부의 ‘상용화’ 분야 R&D 예산 지원을 받아 자체 연구개발을 통한 정밀 GNSS 장치를 개발했다. 황국연 아센코리아 대표는 “내년도부터 계측 장비를 4000대 이상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20년 매출 12억원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가 지난해엔 2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선박설계 등 엔지니어링 서비스를 하는 금호쉽빌딩엔지니어링은 중기부의 ‘상용화’ 분야 R&D 예산 지원을 받아 선박에서 폐열을 회수해 필요한 곳에 활용하는 판형 열교환기 콤팩트 유닛 시스템 개발에 성공했다. 미 해군의 장기 건조 군수 지원함에 제품을 공급해 2031년까지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했다. 이 회사 매출은 2018년 27억원에서 지난해 68억원으로 급증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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