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여자애들도 해요'를 '여자애들도 패요'라고 자막을 쓴 것에 대해 사과했다.
MBC는 22일 MBC '뉴스외전'을 통해 "전날 '뉴스데스크'에서 '파인애플 껍질도 뚫어, 당근칼 주의보'라는 제목으로 초등학생들이 사용하는 당근칼의 위험성에 대해서 보도했다"며 "이후 검토한 결과 보도에 포함된 초등학생 인터뷰 내용 가운데 '여자애들도 해요'라는 부분의 자막을 '여자애들 패요'로 잘못 방송됐다"면서 사과했다.
그러면서 "인터뷰에 응해준 초등학생과 부모님께도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뉴스 보도에 있어 신중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자막은 지난 21일 방송된 '뉴스데스크'에서 등장했다. "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학생은 대뜸 가방에서 당근칼 3개나 꺼내 보여준다"면서 남자 어린이의 인터뷰를 내보냈는데, "당근칼을 어떻게 가지고 놀아요?"라는 물음에 남자아이가 "이렇게 해 가지고 찌를 수 있어요. 여자애들 패요"라고 말했다고 자막을 달았다.
또한 보도 말미에 여자 어린이에게 "당근칼로 맞아본 적 있어요?"라고 물었고, 아이는 "네, 아파요. 아주 아파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방송 이후 일부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여자애들 패요'가 아니라 '여자애들도 다 해요'라고 말한 것"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최근 젠더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남녀 싸움을 붙이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근칼은 동남아 전통 도검 등 날카로운 모형의 칼 제품(발리송, 카람빗 나이프 등) 및 잭나이프 모양을 본떠 만든 장난감이다. 본래 사용 연령이 '14세'이상으로 설정돼 있지만, 최근 온라인 사이트나 학교 인근 문구점에서 다수 판매, 유통되고 있다.
최근엔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근칼 기술'이라는 이름으로 묘기처럼 칼을 돌리는 영상들이 유행하게 됐다. 칼날 부분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위협성은 낮은 편이지만 학부모들의 우려는 흘러나왔다.
이에 교육 당국에서도 공문을 통해 "폭력적인 놀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며 학교와 학부모에게 당근칼 사용 금지를 당부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