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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한전…'불량 전기' 불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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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용인 에버랜드의 롤러코스터가 변전소 설비 이상으로 멈춰서는 등 전력 공급 사고가 발생하면서 ‘불량 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전이 200조원 넘는 부채로 전력망 투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한전에 따르면 지난 14일 에버랜드의 롤러코스터 T익스프레스가 갑자기 멈춰 섰다. 비슷한 시간 용인, 수원, 평택, 오산, 하남, 화성, 성남, 광주 등 경기도 여러 도시에서 아파트, 상가의 엘리베이터가 순식간에 멈춰 119 구조대가 출동하기도 했다.


이는 평택 고덕변전소의 가스절연개폐장치 파손으로 일어났다. 고장 여파로 인근 전력계통에도 0.05초 동안 전압이 순간적으로 낮아지는 ‘전압 강하’ 현상이 벌어졌다. 이 때문에 저전압으로 설비 피해가 예상될 때 자체적으로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저전압계전기가 달린 놀이기구와 건물 엘리베이터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정지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

전압 강하는 아주 드문 사고는 아니지만 전문가들은 한전 재무위기로 인해 앞으로 강도와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전은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송·배전망 투자를 늦추고 있다. 지난 5월에도 25조원대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일부 전력 시설의 건설 시기를 미뤄 2026년까지 1조3000억원을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투자 지연에 따라 전력망이 불안해지고 전기 품질이 낮아지면 국내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 이번 사고 때도 경기 남부의 산업 시설이 영향을 받아 한전으로 전력공급 중단 신고가 빗발쳤다. 평택과 이천에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은 자체적으로 일정한 전압을 유지하는 장비를 갖추고 있어 이번엔 생산 차질을 피했다. 그러나 곧바로 전압 강하를 인지하고 한전 측에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손양훈 인천대 교수는 “지난 정부 때부터 송·배전망 보강 투자를 적게 했고, 요즘 들어선 한전의 적자로 송·배전망 투자에 재원 배분이 잘 되기 어려운 여건”이라며 “이번 사고는 전기 품질 문제가 더 일어날 것이라는 예고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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