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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 하자니 MZ들이 싫어할 것 같고"…팀장의 고민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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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팀원들과 자연스럽게 소통을 늘리고 싶은 팀장 A씨. 공식적인 회식을 제안하자니 MZ세대라는 팀원들이 싫어할 것 같고, 목적 없이 따로 불러 '힘든 일 없냐'고 다짜고짜 묻는 것도 어색하다. 성과관리 솔루션 클랩을 운영하는 디웨일의 구자욱 대표는 "지금까지는 팀장과 팀원이 1:1 미팅을 한다고 하더라도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지속적인 성과관리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상시적으로 업무 목표에 대해 소통하고 주요 이슈를 트래킹할 수 있는 성과관리 솔루션으로 HR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피드백, AI가 도와준다

구 대표는 한경 긱스(Geeks)와의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많은 기업에서 활용했던 성과관리 방식이 전형적인 '탑-다운' 방식이었다면, 클랩 솔루션은 상시 목표 관리와 피드백을 통해 직원들이 성과를 끌어올릴 수 있게도록 지원하는 게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들의 성과관리가 매년 초 대표나 상급자가 목표를 제시한 후 연말에 각 직원들의 달성률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왔다면 코로나19와 기술 발전으로 이같은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직원의 장단기 목표와 달성률, 업무 과정에서 겪고있는 어려움 등을 팀 전체가 상시적으로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업무 성취 수준을 높여가는 방식이다.

클랩은 목표관리 기능과 데이터를 활용한 성장 리포트, 동료 피드백, 1:1 미팅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다. 예컨대 직원이 당장 해야할 업무 리스트와 달성률을 체크하면 직관적인 그래프로 보여준다. 동료들에게 업무 상 고마운 점이나 따로 요청하고 싶은 내용도 클랩 내 피드백 기능을 통해 불편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정리된 데이터와 피드백 자료들로 1:1 미팅을 진행하고 기록할 수도 있다.

현재 클랩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는 기업은 약 1000곳이다. 스노우, 데이원컴퍼니 등 스타트업들이 주로 활용한다. 구 대표는 "슬랙 같은 업무용 메신저와 연동시켜 사용 상 불편함을 줄이는 데 신경 썼다"며 "클랩을 사용한 후 관리자의 매니징 시간이 크게 줄었다는 반응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존엔 팀장들이 직접 엑셀 등을 통해 기록해야했던 성과 관리 지표들을 솔루션 내에서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되면서다.

팀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을 때 인공지능(AI)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구 대표는 "상시적으로 피드백을 주는 게 중요한데 일부 관리자는 그 과정을 어려워하거나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 30분 넘게 시간을 쓰는 경우도 있다"며 "AI로 그 시간을 80% 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 팀원의 목표 달성 수준과 그동안의 소통 내용을 기반으로 AI가 피드백 문구를 자동 작성해주면, 관리자가 이를 참고해 수정한 후 피드백하는 방식이다. 일정 기간 협업이 많았던 팀원을 AI가 자동추천해 피드백 작성을 권유하기도 한다.

구 대표는 "클랩 AI를 도입한 결과 팀의 피드백 양이 400%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며 "팀원 다수에게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해줘야하는 관리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팀원들의 성취감과 업무만족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제조회사들이 '1:1 미팅'에 관심갖는 까닭
구 대표는 창업 팀을 꾸려 운영해오면서 상시 성과관리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했다. 삼성SDS에서 근무할 때 보안성이 강화된 스토리지 서비스를 하는 사내 벤처를 이끌었고, 이때부터 탑-다운 방식의 성과관리 대신 바로 직원들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소통 방식을 고민했다. 이후 AI 홈트레이닝 솔루션 회사를 운영할 때 1:1미팅이라는 효율적인 성과관리 방식을 찾았다. "지금 디웨일의 핵심멤버 3~4명은 첫 창업 때부터 같이 했던 동료입니다. 1:1 미팅을 통해 회사의 방향성이나 비전을 공유하고 라포를 형성했던 게 십여년을 함께할 수 있었던 비결입니다."

클랩의 주요 기능을 1:1 미팅에 맞춰 설계한 것도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1:1 미팅의 중요성을 알고 활용하게 될 것이란 확신 때문이었다. 이미 미국 등엔 1:1미팅을 통한 직원 성과관리를 진행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는 게 구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 제조나 물류업은 직원의 근속연수가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먼저 선진화된 조직관리 방법론들을 먼저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전통적인 성과관리로는 직원들의 성과를 높이긴 커녕 떠나는 걸 막을 수조차 없다는 걸 현장에서 절감하고 있는 겁니다."

지금은 IT회사나 스타트업들이 주로 클랩을 활용하고 있지만 구 대표가 다음 클랩의 핵심 타깃회사들로 제조업이나 물류회사를 보고있는 이유다. 적극적인 영업을 시작하지도 않았지만 젊은 인사담당자들로부터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구 대표는 말했다. "기존의 성과관리 방식만을 고집하는 회사들은 새로운 피의 수혈이 어려울 거예요. 업무방식에 따라 빠르게 성과관리 방식도 바꾸고 적응하는 기업들이 좋은 인재들을 확보할 거고요. 기업들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서 HR문화를 바꿀 수밖에 없을 겁니다."
"MZ도 좋은 리더와 성취하고 싶은 건 똑같아"
MZ직원과의 소통을 어려워하는 관리자들에겐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구 대표는 "MZ세대가 특별한 게 아니라 채용과 근무 문화가 바뀌면서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업무 방식, 또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해진것 뿐"이라며 "MZ세대니까 '인내심이 없을거야' '건방질거야' 같은 생각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직원들이 접할 수 있는 회사 정보가 많아지고 이직을 도와주는 플랫폼들까지 생기면서 직원들의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구 대표는 설명했다. 한 회사에 장기근속하는 것을 높이 평가했던 과거와는 달리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아진 이유다. "예전엔 동료들과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술을 먹는다던지, 담배타임을 가진다던지 하면서 대화를 나누곤 했는데 그런게 어려워지면서 업무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1:1 미팅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술자리라면 '이 얘기를 해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고민하기도 하죠. 하지만 공식적인 1:1 미팅을 정기적으로 이어간다면 대화가 더 편하고 신뢰를 쌓는 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구 대표는 1:1 미팅을 한달에 1~2회는 할 것을 권유했다. 1:1 미팅이 잘 자리잡으면 다른 미팅이나 조직관리에 쓰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했다. "클랩 이용 지표를 분석해보니 클랩을 활용해 1:1 미팅이나 상시 성과관리를 했을 떄 퇴사율이 20% 줄어드는 현상을 확인했어요. 목표를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신뢰를 쌓을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성취를 하고 싶다는 욕구, 또 좋은 리더와 함께 목표를 달성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세대와 상관없이 같으니까요."
"한국 대표 성과관리 솔루션 기업될 것"
디웨일은 AI 기능을 고도화해 HR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AI를 활용하면 인력관리에 들어가는 리소스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지금은 피드백 자동 생성 정도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더 확장시키면 성과관리 분야에서 할 수 있는 게 굉장히 많습니다. 특정 인력의 퇴사율을 예측한다거나, 회사의 목표달성 여부나 구성원의 만족도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하죠."

디웨일이 HR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기능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굉장히 많은 AI 데이터 학습을 시키고 있고, 업종을 확장하면 각 업종에 맞춰 학습을 시켜 전용 AI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한국 기업들의 선진적인 성과관리를 담당하는 회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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