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이달 들어 하루평균 10원 넘게 출렁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 외국인 자금의 대규모 순유입과 순유출이 번갈아 나타난 데다 시장이 글로벌 긴축의 방향 전환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다.
12일 한국은행과 서울외국환중개 등에 따르면 지난 1~10일 하루평균 원·달러 환율의 전일 대비 변동폭은 평균 10원90전으로 나타났다. 10월 변동폭이 5원80전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로 커졌다. 환율 변동 폭은 9월 3원50전을 기록한 후 확대되는 추세다.
전일 대비 변동률은 10월 0.43%에서 11월 1~10일 0.82%로 확대됐다. 9월(0.26%)에 비하면 두 달 새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달러 대비 통화 가치의 변동률은 주요국에 비해서도 큰 편이다. 10월 기준 달러는 0.29%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일본 엔은 0.33%, 유로 0.36%, 영국 파운드는 0.39% 등이었다. 호주달러의 변동률이 0.51%로 가장 높았지만 원화의 이달 1~10일 변동률보다는 작다.
이달 들어 원화 변동성이 커진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글로벌 이슈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외국인 자금 이동 등 국내 이슈가 겹친 영향으로 파악된다. 1일 Fed가 FOMC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원·달러 환율은 2일과 3일 각각 14원40전, 20원50전 하락했다. 긴축 종료 신호가 나타나면서 위험자산인 원화가 강세를 보였다. 6일 공매도 금지가 시행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7000억원 넘게 순유입되자 환율은 추가로 25원10전 하락해 달러당 1200원대로 내려섰다.
다음날인 7일 외국인 자금이 순유출로 전환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10원 넘게 올랐고, 10일에는 제롬 파월 Fed 의장이 긴축 장기화를 시사하면서 6원70전 더 상승했다. 종가 기준 변동폭이 50전에 그친 9일에도 장중 저가와 고가 간 변동폭은 15원에 달했다.
최근 변동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한은은 “환율을 둘러싼 환경은 작년에 비해 낫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병걸 한은 국제국 차장은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작년에 비해 덜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달러화 수급 상황도 나아졌다”며 “환율 변동성이 우려만큼 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상수지가 개선 흐름을 보이는 것도 외환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데 기여할 요인으로 꼽힌다. 기초체력(펀더멘털) 문제로 인한 원화 수급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어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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