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가 ‘본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다. 한동안 중단됐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단 계획도 밝혔다. 오프라인 점포와 가격 경쟁력 등 전통적인 유통사 본질에 집중해 위기를 극복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9일 서울 장충동 ‘신세계 남산’ 연수원에서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이마트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인정한 그는 “과거 30년의 영광을 뒤로하고 새로운 30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위기 의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황이 어려울수록 이마트인의 열정을 살린다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한 대표가 내놓은 대표적인 방안은 신규 점포 출점 재개다. 결국 이마트의 영업 기반이자 주요 성장 동력은 각 점포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규 점포 출점 외에도 기존점을 개편하는 리뉴얼 작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재단장을 마친 인천 연수점과 경기 고양시 킨텍스점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 등 e커머스 공룡들에 맞서 이마트 점포들을 단순 소비 공간이 아닌 소비자들이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바꾸겠단 뜻으로 풀이된다.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마트·슈퍼·편의점의 시너지를 강화하겠단 구상도 밝혔다.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의 공동대표인 한 대표는 “3사의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할 것”이라 밝혔다. 현재 각기 분리돼있는 3사의 소싱(상품 조달)을 통합해 상품 및 가격 경쟁력을 극대화하겠단 전략이다. 이어 “SSG닷컴, G마켓 등 온라인 자회사와의 협업도 적극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9월 한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이마트24 3개사의 공동대표로 한 대표를 선임했다. 한 대표는 그룹 전략실 관리총괄 부사장을 지낸 재무 관리 전문가다. 이마트가 올 상반기에만 3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하고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친 가운데 안정과 관리에 무게를 둔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대표는 “대한민국 유통업을 혁신해온 이마트의 일등 정신과 자부심을 되살리자”며 “실패의 경험 또한 회사의 소중한 자산이 되도록 하자”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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