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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정치파업'에 반기 든 MZ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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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인 적자 해소를 위해 정원 2000명을 줄이겠다는 서울교통공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두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양대 노총 소속의 노조와 ‘MZ노조’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서울교통공사노조와 한국노총 산하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는 ‘정원 감축은 곧 구조조정하자는 얘기’라고 반발하며 9일부터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올바른노조 측은 “전 정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을 자회사로 옮겨 회사 경영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 감축 두고 입장 엇갈린 노조
8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시와 공사는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2026년까지 정원 1만6367명(2022년 말 기준)의 13.5%인 2212명을 감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2018년) 무기계약직 128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뒤 재정난이 더욱 심각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장 구조조정하겠다는 게 아니라 수년 내 정년을 맞이해 퇴직하는 인원에 맞춰 정원부터 줄여보자는 차원”이라며 “시스템 첨단화에 발맞춰 경영상 필수적인 업무 재조정을 노사가 함께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논의하자고 제안했고, 노조도 이에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노총·한국노총이 포함된 연합교섭단은 “인원 감축은 결국 구조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교섭이 막판까지 난항을 겪어 왔다. 공사가 ‘비용을 아끼려 시민 안전을 희생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올바른노조의 입장은 기존 노조와 다르다. 지난 정부에서 정치적 이유로 무기계약직의 일반직 전환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사의 건전성이 훼손됐다는 입장이다. 올바른노조 측은 전 정부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직원들을 자회사로 옮겨 회사 재정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월 말 기준 교통공사에는 민주노총 소속이 1만여 명, 한국노총 소속 2700여 명의 조합원이 속해 있다. 2021년 출범한 올바른노조의 조합원은 2000여 명으로 2노조를 위협할 정도로 세를 불렸다.
◆‘파업 반대’ 집회까지 연 MZ노조
올바른노조는 이날 오전 태평로 서울시청 인근에서 1·2노조가 추진 중인 파업에 반대하고 공사 경영 문제의 해결 방안을 알리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MZ노조’가 ‘기존 노조’의 방침에 반발하는 공개 행사를 한 것이다.

집회에선 기성 노조와 정치권을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정치적인 이유로 무기계약직을 일반직으로 전환한 것이 기존 직원들을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명분으로 돌아오고, 반복되는 파업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위원장은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제도) 위반’이 적발된 양대 노조를 겨냥해 “회사에 나오지도 않고 불법적 임금, 초과수당을 타간 사례도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시가 기존 노조 대신 MZ노조의 손을 들어주면서 ‘노노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사 노동이사 선거에서 2위를 차지한 서울교통공사노조 소속 장기현 후보 대신 3위인 올바른노조 소속 조은호 후보를 지난달 말 노동이사로 임명한 바 있다.

올바른노조는 시민 안전을 위한 필수인력 확충에는 기존 노조와 입장을 같이하지만 시민의 출근길을 볼모로 한 파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주장을 하는 올바른노조를 배제한 채 교섭권이 있는 1·2노조 연합교섭단은 이날 공사 측과 막판 교섭을 진행했다.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 서울 지하철 1~8호선 9일 첫차부터 운행에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김대훈/이광식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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