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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엔 반등 기대했는데…상장사 실적 전망 줄줄이 하향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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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기업의 내년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증권가에서는 기업 실적이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는데 이런 낙관적 전망이 힘을 잃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 더 나쁠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내수 부진하고 수출 회복도 기대 이하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세 곳 이상 추정치 평균)가 있는 국내 243개 상장 종목의 영업이익(금융업 등은 순이익)은 합계 231조2266억원(지난달 27일 기준)으로 전망된다. 1개월 전 239조5922억원에서 3.5% 떨어진 것이다. 올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38조1537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3.7% 줄었다.


국내 증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2차전지주의 실적 전망치가 가파르게 주저앉고 있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에 속하는 11개 종목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개월 전에 비해 5.6% 낮아진 42조8785억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 등 2차전지 관련 6개 종목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같은 기간 12.3% 낮아진 11조835억원이었다.

애초 증권가에서는 국내 기업 실적이 올해를 저점으로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런 전망에 힘입어 올초부터 3분기까지 증시가 빠르게 반등했는데 이 같은 반등의 근거가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 중순께부터 증시가 급격히 조정을 받고 있는 건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도 줄줄이 내려잡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3일까지 증권가에서 목표주가를 제시한 종목 리포트는 모두 855개가 나왔는데, 이 중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리포트가 290개였고 상향 조정은 69개에 불과했다. 시장 금리 급등, 국제 분쟁 격화 등 악재가 많은 상황에서 실적 눈높이마저 낮아지자 목표주가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이 올해보다 더 나쁠 것” 전망도
중소형주의 실적 조정 폭이 대형주보다 더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만 놓고 보면 대형주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한 달간 1.0% 하락할 때 중소형주는 8.3% 떨어졌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많이 투자하는 편이기 때문에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 이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심리지수 등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데이터가 최근 하락하며 경기 둔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는 월간 무역수지마저도 연말에 다시 적자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국의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에서 한국만 내년이 더 좋을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글로벌 제조업 사이클도 기업 실적 악화로 수요가 부진하면 반등폭이 제한될 수 있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2%를 넘는다는 게 정부 기대지만 실제로는 이에 크게 못 미치는 1.3~1.4%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성장률도 2%를 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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