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다. 경기 침체가 이어져 내년 경제성장률이 주요 기관 전망치를 밑도는 1%대에 머무를 것이라고 답한 기업이 많았다.
5일 한국경제신문이 10대 그룹의 기획·전략·재무 임원들을 대상으로 ‘내년 경기 흐름’을 조사한 결과 7곳이 “침체가 이어지거나 가늠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10곳 가운데 4곳이 “1년 내내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3곳은 ‘전망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나머지 3곳은 “침체기를 이어가다 내년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이라고 답했다. 고금리·고물가 흐름이 장기화하면서 내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성장률 전망도 비관적이다. ‘2024년 성장률 전망치’에 대한 질문에 8곳이 1%대 성장에 머무를 것이라고 답했다. 이 같은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2.2%) 국제통화기금(IMF·2.2%) 한국개발연구원(KDI·2.3%) 등의 내년 예상치를 밑도는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1.0% 이상~1.5% 미만’과 ‘1.5% 이상~2% 미만’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각각 4곳으로 조사됐다. ‘2.0% 이상~2.5% 미만’으로 답한 기업은 2곳에 불과했다.
기업 실적에 핵심 변수로 꼽히는 원·달러 환율과 국제 유가 흐름도 가늠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내년 환율이 1200원대를 오갈 것이라고 답한 곳은 전체의 절반인 5곳이었다. 나머지 5곳은 1300원대에서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전 거래일보다 20원50전 내린 1322원40전에 마감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달러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에 배럴당 가격이 ‘70달러 이상~90달러 미만’을 오갈 것으로 보는 기업이 8곳에 달했다. 나머지 2곳은 ‘90달러 이상~110달러 미만’으로 전망했다. 3일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은 2.51% 오른 배럴당 82.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중동 전쟁 확산 여부에 따라 유가 흐름이 정해질 것이어서 어디로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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