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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의 올 3분기 말 보유 현금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미국 경기 둔화 등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력적인 투자처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과 철도, 유틸리티 등에 투자한 다양한 사업을 통해 얻은 이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약 40% 늘었다.
벅셔해서웨이는 4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50억달러 이상의 미국 및 해외 주식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지난 1년 동안 벅셔해서웨이의 상장 주식 매각액은 거의 400억달러로 증가했다.
주식 매각액을 포함한 벅셔해서웨이의 보유 현금은 약 1572억달러(3분기 말 기준)로 집계됐다. 2분기 말(1474억달러)보다 7% 늘어났다.
벅셔해서웨이의 보유 현금에는 단기 국채 투자금액도 포함됐다. 벅셔해서웨이는 채권 금리 급등에 따라 만기 3개월 미만 미 단기 국채에 투자했다. 단기 국채 투자 금액은 작년 말 약 930억달러에서 지난 3분기 말에는 1264억달러로 증가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기자금은 늘고 있고 기존 주식 투자금액은 대규모 미실현 손실을 봤다. 미국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결과다. 벅셔해서웨이의 주식 포트폴리오 가치는 6월 말 3530억달러에서 9월 말 3190억달러로 감소했다.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애플 주가가 12% 하락하면서 벅셔해서웨이의 애플 지분 가치는 200억달러 이상 쪼그라들었다.
월가에선 벅셔해서웨이가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또 다른 기업 인수 기회를 찾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버핏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찰리 멍거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두 사람이 또 다른 대형 기업을 인수할 확률이 “최소 50%”라고 말하기도 했다.
주식 투자에서는 손실이 컸지만 영업 부문에선 성공적이었다. 벅셔해서웨이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0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76억5000만달러)보다 40.6% 증가했다. 보험과 철도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한 이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