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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대부분 비영리재단에서 운영되는 구호단체의 도움은 늘 모자랄 수밖에 없다. 빌 게이츠 부부가 402억달러(약 40조5000억원)의 기금을 투자해 설립하고,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이 매년 10억달러씩 지원금을 보내오고 있는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과 같은 곳이 더 많아져야 하는 이유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미국국제개발처(USAID) 처장을 지냈고, 현재 전 세계 인류의 복지 증진을 사명으로 하는 글로벌 기관인 ‘록펠러재단’의 회장을 맡고 있는 라지브 샤는 최근 출간한 책 <대담한 베팅(Big Bets)>을 통해 그의 대담했던 도전과 원대한 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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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9억 명의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하는 일부터 시작해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벌인 긴박하고 치열했던 활동에 이르기까지, 그는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일들을 보란 듯이 해냈다. “세상은 점진적으로 변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대담한 도전으로 순식간에 변한다”라며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인도주의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면서 얻은 영감을 책을 통해 소개한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 어떤 생각과 행동이 필요한지 알려준다.
‘대담한 베팅’이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라지브 샤는 어떤 문제에 대한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보다 대담한 베팅이 혁신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확신한다. 그는 대담한 베팅이 주요 참여자들의 지지와 협력, 참신한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반대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동안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기에 처한 세상을 구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소개한다.
미국의 유명 셰프 호세 안드레스는 대담한 베팅을 통해 세상을 바꾼 대표적인 인물이다.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소식을 접하자마자 그는 즉시 아이티로 날아가 현지에서 음식을 조리해 피해자들에게 제공했다. ‘외부에서 음식을 가져와서 나눠주면 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요리사들을 동원, 현지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어 제공하자는 그의 아이디어는 식량 구호에 있어 획기적인 제안이었다.
재난 현장에서 단지 ‘살기 위한 음식’이 아니라 ‘먹고 싶은 음식’을 현지의 생산자들과 요리사들이 협력해 제공한다는 대담한 도전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았다. 호세 안드레스는 전쟁과 자연재해를 겪은 이들에게 무료 음식을 제공하는 비영리 조직 ‘월드 센트럴 키친’을 설립해 재해 현장에서 ‘따뜻한 음식’을 나눠주며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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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