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자동차 2차전지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서 중국산 의존도가 80%를 웃도는 핵심 소재가 2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전구체(98.9%), 반도체용 슈퍼캡(96.8%) 등이다. 중국이 정치적 또는 군사적 이유로 수출을 중단하면 우리 기간산업이 직격탄을 맞는 구조다.
최근 중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갈륨, 게르마늄에 이어 두 달 만에 흑연을 수출 규제 품목으로 지정해 이들 소재의 중국발(發) 공급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칠레 인도네시아 등도 리튬, 니켈 등의 국유화 또는 수출 금지 조치를 취했다. 미국은 이 같은 ‘자원 민족주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해 2026년까지 약 9조1000억원의 예산을 광물자원 확보에 투입할 방침이다. 우리도 희소금속 비축 예산을 올해 372억원에서 내년 2331억원으로 520% 이상 늘렸다. 리튬, 니켈 등 반도체와 2차전지에 쓰이는 핵심 광물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2030년까지 80%대에서 50%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도 정했다.
하지만 이 정도로는 미흡하다. 만약 중국이 핵심 소재 수출을 조이면 연쇄적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크라이나, 중동 전쟁이 갑자기 터진 것을 보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중국 의존도를 근본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품목별 공급망 확보 전략을 정교하게 짜는 수밖에 없다. 다소 경제성이 떨어지더라도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다른 조달 경로를 가동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본 등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협력해 공동 구매망을 구축하거나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핵심 광물안보파트너십(MSP)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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