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통신이 차단된 가자지구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구호단체를 지원하기 위해서지만, 이를 두고 이스라엘 정부는 “관계를 끊겠다”고 반발했다.
28일(현지시간)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링크는 가자지구에 있는 구호단체를 지원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머스크의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로 가자지구의 통신 연결을 지원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의 “가자지구 주민들의 통신을 차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게시물에 답하는 형식이었다.
전날인 27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확대하면서 이 지역의 유무선 통신과 인터넷은 완전히 차단됐다. 그러자 머스크의 X 계정으로 가자지구를 도와달라는 부탁이 쏟아졌다. ‘가자를 위한 스타링크’ 해시태그(#starlinkforgaza)가 소셜미디어에서 370만건 이상 공유되기도 했다. 현재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세계보건기구(WHO) 직원들마저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27일 저녁부터 통신이 두절되면서 긴급 상황에도 구급차와 연결이 되지 않아 차가 출동하지 못하고,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반발했다. 슐로모 카르히 이스라엘 통신장관은 X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을) 하마스가 테러리스트 활동에 이용 것”이라며 “머스크는 하마스가 억류한 인질을 석방한다는 조건을 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카르히 장관은 “(만약 머스크가 인질 석방 조건을 걸지 않고 서비스를 지원한다면) 우리는 스타링크와의 관계를 끊겠다”고 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단말기를 지원해 위성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사태 확대를 꺼리며, 러시아 해군 함대를 공격하려는 우크라이나를 방해하기 위해 스타링크 위성 통신망을 차단했다는 사실이 최근 공개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지상전을 시작한 이상 스타링크 위성 장치 설치 및 가동 자체가 불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 2단계(지상전)를 선언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