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의 재혼 상대로 알려졌던 전청조 씨(27)가 이웃 주민에게도 10억원대 사기 피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그가 보낸 문자 메시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JTBC에 따르면 전 씨는 재벌 3세 행세하며 남 씨와 함께 거주했던 시그니엘 주민들에게 접근했다.
피해자 유튜버 A씨는 시그니엘 42층 라운지에서 경호원을 대동한 전 씨를 처음 만났다고 주장했다. A씨는 전 씨가 스스로를 한 호텔의 혼외자인 재벌 3세라며 시가총액 130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그룹 엔비디아 대주주라고 소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 씨를 자기 아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앞서 전 씨가 재벌 3세라고 주장한 호텔 그룹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전 씨는 A씨 지인들과 친분을 쌓고 이들에게 투자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피해자가 5~6명"이라면서 "어제까지는 (피해 금액이) 8억원이었는데 이제 10억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출생했다고 주장한 전 씨는 A씨에게 한국어가 서툰 듯한 황당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전 씨는 A씨에게 "Ok. 그럼 Next time(다음)에 놀러 가겠다. Wife(아내)한테 다녀와도 되냐고 물었더니 ok 했어서 물어봤다"며 "But you friend(하지만 네 친구)와 같이 있으면 I am(나는) 신뢰"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전 씨는 A씨에게 "괜찮으면 잠깐 42층으로 와 주겠냐. 지금 나갈 건데 나가기 전에 (박)세리 누나가 준 와인이 있는데 그거 전해주고 가겠다" 등 문자 메시지도 보낸 것으로 확인된다.
남 씨는 지난 23일 전 씨와 오는 12월 재혼 소식을 발표했지만, 이후 전 씨의 성별, 사기 전과, 사칭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자 25일 결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남 씨는 전 씨에 대해 "더는 연락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전 씨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전 씨는 남 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후 남 씨에게 여러 번 전화를 시도했으나 남 씨가 이를 받지 않자 26일 새벽 남 씨가 머무는 그의 모친 집에 찾아가 여러 차례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눌러 스토킹 처벌법 위반과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현행범 체포됐다가 조사 후 풀려났다.
이와 별개로 김민석 서울 강서구의회 의원은 같은 날 전 씨의 사기 행각 관련 제보를 받고 경찰에 전 씨를 사기 및 사기 미수 협의로 고발했다고 밝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