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24.7㎡(약 7.5평)짜리 오피스텔 관리비가 지난 8월 28만원이 나왔어요. 전용 59㎡짜리 아파트와 비슷한 게 말이 되나요.”(서울 강남구 한 오피스텔 거주자 A씨)
A씨의 관리비 명세서에는 냉난방 전기(5만3340원)와 함께 냉방 0.702㎿h란 명목으로 8만9860만원이 더 찍혀 있었다. 여기에 전기료 2만6640원, 공동전기료 1만760원, 기본전기료 4550원이 부과됐다. 그는 “항목이 무슨 이유로 나뉜 건지 관리사무소에 물어봐도 자세히 답해주지 않는다”며 답답해했다.
오피스텔의 ‘깜깜이 관리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60만 명을 겨우 넘긴 오피스텔 거주자 수가 지난해 12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1~2인 가구용 오피스텔 소형 평수 거주자는 4~5인 가구용 아파트보다 관리비가 많이 나와 불만이 적지 않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실거주 면적이 30㎡에 못 미치는 오피스텔에서 관리비 30만원이 부과됐다”는 글이 넘쳐난다.
오피스텔 관리비가 불투명한 건 적용 법령이 상대적으로 미비해서다. 아파트는 공동주택관리법을 적용받아 관리비 세부 비목(항목) 등을 공개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오피스텔은 그런 규정이 없는 집합건물법을 적용받는다. 아파트 관리비 비목은 일반관리비, 청소비 등 총 47개 항목에 달할 정도로 세분화돼 있다. 국토교통부 공동주택관리시스템을 통해 전국 아파트 단지 관리비를 월·지역·면적별로 비교할 수도 있다.
오피스텔 관리비는 공용관리비와 전용관리비로 나뉜다. 복도나 주차장, 계단 등 공용면적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서 실거주 면적 대비 공용관리비가 높게 나온다. 가구 수가 적으면 공용관리비는 더 늘어난다. 거주민이 공용관리비를 분담한다. 매물을 고를 때부터 가구 수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오피스텔과 상가가 함께 들어선 주상복합은 상가 관리비가 공용관리비에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상가에서 쓴 전기료와 유지비, 청소비 등을 오피스텔 거주자가 분담하게 된다. 계량기가 상가와 오피스텔로 분리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덩치가 큰 일반관리비는 오피스텔 관리단이 인건비와 사무비처럼 재량으로 정하기 때문에 ‘정말로 비싼 건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입주민의 견제가 없으면 늘어날 여지가 크다.
중앙냉난방식(FCU)도 관리비에 부담이다. 중앙냉난방은 공용관리비에 전기료가 포함되는 데다 냉방비가 전기료와 별도로 부과된다. 서울 청파동 한 공인중개사업계 관계자는 “개별냉난방이 겉으로는 월세가 더 높아 보인다”면서도 “관리비 절약 금액을 고려하면 실제 월 지출 비용은 중앙냉난방식보다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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