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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인구 감소에…급증하는 선진국 이민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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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으로 유입된 이민자 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문제가 심화하고 노동력 감소에 맞닥뜨린 선진국이 이민 정책을 통해 노동자를 수혈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난민 수도 급증하면서 국제 이민 행렬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OECD 38개 회원국으로 유입된 해외 이민자 수는 총 61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6% 증가하며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인 2019년에 비해선 14% 늘었다. 해당 국가 영주권을 취득한 이민자 수도 지난해 280만명(예비 수치)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작년 이민자 통계에는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우크라이나 난민(470만명)은 포함되지 않았다. 또 취업을 위한 임시 비자, 유학 목적 비자 등 단기 체류용 이주민 190만명도 집계에서 제외됐다. 순수 해외 이주민 수를 합산한 수치라는 의미다.

지난해 독일과 미국으로 향하는 이주민 수가 크게 늘었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망명 신청 건수가 급증했다. 지난해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한 이민자 수는 73만명을 기록했다. 주로 베네수엘라, 쿠바, 아프가니스탄, 니카과라 등 개발도상국에서 인도주의적 목적의 망명 신청이 증가했다.

선진국에서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가 심화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취업 이민이 활성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선진국에서 노동력 부족이 심화할수록 노동인구 유입 비중이 컸다는 설명이다.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취업 이민은 1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독일 취업 이민자 수는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미국은 39% 증가한 105만명을 받아들였다. 프랑스는 전년 대비 26% 증가한 30만 1000명을, 영국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52만 1000명을 맞이했다. 뉴질랜드는 지난해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임시 거주지 제공 정책을 시행하자 취업 이민자 수가 1년 전보다 3배 이상 증가했다.

OECD는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한 뒤 유럽연합(EU)의 자유 이동 정책이 다시 시행되고, 호주와 뉴질랜드 사이의 이동 제한 정책도 완화되면서 이주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취업 이민은 전체 이민 건수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외국인 노동자의 현지 고용률은 70%를 넘어섰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들의 실업률은 8%를 밑돌았다. 내국인 근로자들의 고용률을 앞지르는 수준이다. 숙련 노동자가 부족한 선진국이 외국인 노동자로 고용하며 나타난 결과다. 앞서 로버트 하베크 독일 경제부장관 겸 부총리는 지난 11일 "인구 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외국인 숙련공 이민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OECD 회원국에 유입되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앞으로 더 증가할 전망이다. EU의 경우 현재 인구 증감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25년간 해외에서 총 5000만명의 인구가 유입돼야만 인구 구조가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호세 루이스 에스크리마 스페인의 사회안전부 장관은 "OECD 국가 대부분은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다"며 "앞으로 상황은 더욱 악화할 일만 남았다"고 밝혔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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