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다오 맥주(국내 수입명 칭따오 맥주) 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에 방뇨하는 모습으로 추정되는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수입사는 영상 속 칭다오 공장은 내수용 제품 공장이라며 국내 수입 제품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당분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를 통해 산둥성 핑두시 소재 칭다오 3공장에서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 보관 장소에 들어가 소변을 보는 듯한 영상이 공개됐다. 홍성신문 등 현지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세계 4대 맥주로 꼽히는 칭다오 맥주 공장의 위생과 공정 관리에 대한 논란이 확산하면서 영상 관련 해시태그는 20일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 상위에 올랐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중국 공안은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칭다오 공장 측은 "진상 조사하고 있다. 화질이 나빠 영상만으로는 진위를 가리기 어렵다"면서 조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관련 영상과 논란이 확산하자 수입·유통사 비어케이는 해당 영상 속 공장은 내수용 제품만 생산한다고 선을 긋고 나섰다. 비어케이는 "칭다오 맥주는 내수용과 수출용을 분리해 별도 공장에서 제조하고 있다. (SNS에 확산한 영상 속) 제3공장은 내수용 맥주만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비어케이가 수입하고 있는 칭다오 전 제품은 해당 공장과는 무관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제3공장에서 제조된 맥주가 국내에 수입되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식약처는 "해당 공장은 해외 제조업소로 등록돼 있지 않다"며 "국내 수입되는 칭다오 맥주는 제1공장(중국 스베이구 소재), 제2공장(리창구 소재), 제5공장(라오산구 소재) 총 3곳에서 생산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말 모임이 많은 대목을 앞두고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칭다오 맥주는 2019년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노(No) 재팬’ 여파로 올해 상반기까지 수입 맥주 브랜드 1위(식품산업통계정보 가정용 소매판매 매출 589억원)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영상 속 허술한 제품 관리 등으로 소비자 불안이 커지며 이미지 손상이 예상된다.
실제 온라인에서 영상을 보거나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않고 있다. 지역 맘카페에 글을 올린 누리꾼은 "가끔씩 사 먹던 맥주였는데 충격적"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수출용 공장은 (해당 공장이) 아니라지만 찜찜하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업계 일각에서는 앞서 중국산 먹거리 관련 위생 논란이 이어진 만큼 수입산 전반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른바 '알몸김치'(2021년), '대장균 김치'(2013년) 등 중국산 식품 위생 논란이 잊을 만하면 불거진 만큼 소비자 불신이 재점화됐다는 지적이다. 가장 최근에는 2021년 중국의 한 김치 공장에서 남성 직원이 옷을 벗고 수조에 들어가 배추를 절이는 '알몸 김치'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했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