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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독일경제 ⑥-'시한 폭탄'된 인력난
미하엘 휘터 독일 쾰른 경제연구소(IW) 소장(사진)은 독일의 인구 고령화 문제가 “경제 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제든지 이를 저해할 수 있는 ‘다모클레스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휘터 소장은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런 지적을 내놨다. 다모클레스의 검이란, 권력자의 머리 위에 한 가닥의 말총에 매달린 칼이 있는 상황을 비유한 고대 그리스의 속담에서 비롯된 말이다. 독일 경제가 인구 구조 변화로 인해 언제든지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의미다.
휘터 소장은 “에너지 비용과 더불어 독일에선 임금을 비롯한 노동비용과 세금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며 “이는 (인력 채용 과정에서 기업에 부담을 줘) 산업현장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독일의 생산가능인구는 이미 20세기 말 정점을 찍었지만, 수백 만 명의 이민자들이 유입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인구통계학적 ‘충격’이 지연돼 왔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시기가 도래하면서 노동력 감소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거센 흐름이 됐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독일 대표부 책임자인 케빈 플레처는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역풍은 이미 도래했고, 앞으로 수년 동안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공영 방송 도이체벨레(DW)는 고령화 문제를 “경제적 시한폭탄”이라고 표현했다.
인구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꼭 필요한 분야에 선별 투자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휘터 소장은 “산업 구조 변혁과 경제 성장의 관점에서 투자의 촉진과 선별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야말로 독일 경제 당국과 정치권이 집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