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 국빈 방문을 계기로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수주 계약 및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총 51건으로 지난해 양국이 맺은 290억달러(약 39조원) 규모 투자 협력을 더하면 60조원 수준에 이른다. 정부는 ‘제2의 중동붐’을 통해 한국을 둘러싼 경제 복합위기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윤 대통령은 22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정상회담을 하고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한·사우디 투자포럼에 참석해 양국 기업의 MOU 체결을 격려했다.
양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했을 때 체결한 290억달러 규모 투자 협력을 구체화하고, 네옴시티 건설 등 사우디가 추진하는 신규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확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국석유공사와 사우디 아람코는 530만 배럴에 이르는 원유 비축 계약을 체결했다. 수급 문제가 있을 때 아람코가 울산 비축기지에 저장한 원유를 한국이 우선 구매할 수 있어 국내 원유 수급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사우디 국부펀드와 4억달러 규모의 사우디 현지 자동차 조립공장 설립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 공장에서는 2026년부터 연 5만 대의 전기차 등을 양산할 예정이다. 한국전력과 포스코홀딩스, 롯데케미칼은 아람코와 블루 암모니아 생산 협력에 나서기로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직면한 복합위기는 새로운 중동붐을 통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인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첨단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과 풍부한 자본,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우디가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야드=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