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국외 사무소 파견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비싸고 넓은 거주지를 제공하는 등 과도한 지원을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국외사무소 임차사택 및 공관 20곳의 월평균 임차료가 551만원, 평균 면적도 138㎡(약 42평)에 달했다.
올해 7월 기준 월 임차료가 가장 비싼 사택은 홍콩 주재원 거주지 2곳으로, 임차료가 각각 904만원과 810만원에 달했다. 베이징 사무소 공관은 725만원, 워싱턴 주재원 사택은 603만원, 런던 사무소 사택은 591만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면적이 가장 넓은 곳은 워싱턴 주재원 사택으로 261㎡(약 80평)에 단 2명의 직원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사무소 공관 역시 약 63평에 2명이 살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전체 월평균 임차료는 552만원, 평균 면적은 141㎡(약 43평)였다.
한은은 국외 정보 수집과 조사 연구 수행, 외화 자산 운용 등을 위해 뉴욕, 프랑크푸르트, 도쿄, 런던, 베이징 등에 5개 국외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 홍콩, 상하이 등 3곳에는 주재원을 파견하고 있다.
현지 채용을 제외한 파견 인원은 총 34명이다. 이들에게는 임차료뿐만 아니라 자녀 학비와 의료비 등까지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8년 한은은 감사원으로부터 해외에 주재하지 않더라도 국외 금융정보 조사·수집이 가능하므로 국외사무소 근무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의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인력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한병도 의원은 "각 파견국의 주택가격이나 물가를 고려해도 월 수백만원의 임차료 지원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라며 "한은은 국회와 감사원 지적을 수용하여 국외사무소 인력 감축을 통한 예산 절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