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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관리 열풍에 '폭풍성장'…우유·라면 회사도 뛰어든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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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고단백 저칼로리 콘셉트의 스낵 시리즈 '겟 밸런스드'는 1년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했다. 정식품이 지난해 5월 출시한 '베지밀 고단백 두유 검은콩' 역시 올해 8월 누적 판매량이 1000만개를 돌파했다. 고단백 설계를 내세운 이 제품은 한 팩(190mL)당 이 회사 일반 두유(6g)보다 약 두 배 수준인 식물성 단백질 12g을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 식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령화와 함께 합계출산율 0.7명(2분기 기준)의 역대급 저출산 현상 속에서도 성장성이 돋보이자 식품 기업들이 잇따라 뛰어드는 모습이다.

2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시장은 5년 만에 약 5배 수준으로 고성장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집계 기준 2018년 813억원 수준이던 국내 단백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00억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 4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에는 보디빌더 등 운동하는 사람의 근육량을 키우기 위한 보충제가 많았지만 다양한 식품기업 시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를 거치며 건강관리 열풍이 불어 일반인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특히 단백질 시장 대표 제품으로 꼽히는 음료의 경우 2018년 매일유업이 선보인 '셀렉스'를 시작으로 시중에 30여 종에 달하는 제품이 경합 중이다. 저출산 현상에 직격탄을 입은 유업계가 적극 뛰어들었다. 매일유업을 제치고 시장 1위를 차지한 일동후디스(브랜드명 하이뮨)와 함께 빙그레(더단백), 남양유업(테이크핏)이 참전했다.

다른 식품 기업들도 성장성에 주목해 적극 나섰다. 대상(마이밀), 삼양식품(잭앤펄스) 등이 제품을 선보였고 업계 1위 CJ제일제당도 지난해부터 식물성 대체유 '얼티브'를 내세워 시장 공략에 힘 쏟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 3세인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CSO)은 지난달 삼양라면 60주년 기념식에서 식물성 단백질 사업 확대를 강조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선택지도 가루, 음료, 바(막대형 과자) 등으로 한층 다양해졌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장보기 채널인 편의점에 입점한 단백질 관련 상품 수가 크게 늘어났다.

CU의 경우 지난해 90여 종에서 올해 190여 종으로, 이마트24에서는 30여 종에서 50여 종으로 늘었다. 이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CU에서 단백질 음료 매출은 지난해 136.7% 뛰었고, 이마트24에서는 381%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CU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매출이 140.1% 증가했고, 이마트24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105%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화 속 근육 건강을 위해 단백질 식품에 지갑을 여는 중·장년층이 늘어나고 있고, 자기 계발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성향의 2030세대 역시 단백질을 챙겨먹는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멋진 몸매를 만든 후 이를 사진으로 남기는 '바디 프로필', 운동 사진을 인증하는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과 건강한 몸 만들기를 중시하는 '근테크(근육+재테크)' 유행이 번진 점 등도 시장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 소비자 사이에서는 건강 관리 중심 소비를 선호하는 '헬스디깅족'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다. CU의 겟 밸런스드 상품을 가장 많이 구매한 소비자 연령대는 20~30대였다. 해당 제품의 20~30대 소비자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61.9%, 올해 1분기 63.7%, 2분기 66.4%, 3분기 70.2%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김고니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MZ세대 사이에서 헬스디깅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소비층이 늘어남에 따라 편의점에서도 건강이 주요 키워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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