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크래프톤으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해외 진출을 통해 애플·구글이 장악한 앱마켓 시장의 대안이 되는 것이 원스토어의 목표다.
원스토어는 제3자 배정 방식을 통해 2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17일 공시했다. 신주 49만4365주가 발행됐다. 크래프톤이 신주를 오는 27일 주당 4만456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크래프톤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원스토어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원스토어를 통해 해외 게임시장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자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로 크래프톤은 원스토어 지분 2.2%를 확보하게 됐다. 원스토어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자체 앱마켓과 네이버 앱스토어를 통합해 2016년 설립됐다. 원스토어의 최대주주는 SK스퀘어로 46.4% 지분을 갖고 있다. 창립 멤버인 네이버(24.4%)와 KT(2.9%), LG유플러스(0.7%)도 지분을 보유 중이다. 2021년 투자에 참여한 마이크로소프트와 도이치텔레콤의 투자회사 DTCP도 각각 1.2%, 0.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원스토어는 투자금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최근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빅테크의 영향력 억제를 위해 제3자 앱 마켓 의무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을 기회로 보고 있다.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은 일정 규모 이상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키퍼’로 지정해 규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른 앱마켓 설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해온 애플의 iOS에도 원스토어와 같은 제3자 스토어 앱이 설치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스토어는 작년 4월 싱가포르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올해 8월 네덜란드에도 법인을 추가로 세웠다. 해외 진출 성과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도 재도전할 방침이다. 이 회사는 작년 5월 상장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으나 공모가가 기대치를 밑돌아 상장을 철회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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