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사진)이 사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공모채 시장에서 수요예측 흥행 실패로 발행 규모를 줄이는 쓴맛을 보면서 우회 조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1일 1년6개월물 100억원어치 사모채를 발행했다. 조달한 돈은 운영 자금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공모채 시장에서 조달에 실패한 물량을 사모채 시장에서 우회 조달한 것으로 관측된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7월 1년물 600억원과 1년6개월물 200억원 등 총 800억원어치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창사 후 첫 공모채 발행에 나선 것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다올투자증권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로 매겼다. 600억원은 단기자금을 장기자금으로 전환하고 200억원은 채권·외환·상품(FICC) 부문에 투입하겠다는 게 다올투자증권의 방침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결과 1년물에 180억원, 1년6개월물에 300억원 등 총 480억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흥행에 실패하면서 다올투자증권은 조달 규모를 8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줄여 공모채를 발행했다.
우회 조달에 성공했지만 이자 부담은 여전히 큰 편이다. 이번 사모채의 표면이율은 연 7.3%로 책정됐다. 공모채 발행 당시 1년6개월물이 연 7.3%에 매겨진 것과 동일한 수준이다.
증권채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투자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신용등급이 AA급인 한국투자증권도 17일 발행하는 1800억원의 공모채를 연 5% 수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소형 증권사는 물론 대형 증권사 회사채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를 향한 시선도 밝지 않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주요 대형 증권사의 실적 기대치에 대해 “고금리 환경 지속 등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비롯해 국내외 투자자산의 건전성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다소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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